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며 미국의 금리 인하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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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연속 인하 결정으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한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에 경기 부진이 심각하다는 공감대가 확고하게 형성된 만큼 금통위가 지난 7월에 이어 다음달에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연준이 추가적 완화 조치에 한결 유보적 태도를 취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이후 행보도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한국 시각)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라며 “(한국을 비롯한)다른 국가 입장에선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을 덜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고 0.75%포인트로 벌어졌던 한미 기준금리 차가 이번 금리 인하로 0.5%포인트(한국 연 1.50%, 미국 1.75~2.00%)로 축소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완화됐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특히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는 방식으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입장을 드러냈다는 평가에 대해 “연준이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만큼 인하 여지를 닫은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했다.
시장에선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 전망이 대세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내 경기 여건만으로도 기준금리 인하 명분이 충분한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까지 결정된 만큼 다음달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은이 실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낮아지게 된다.
금통위도 경기 부양이 시급하다는데 이견이 없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선 비록 경기 부양 해법에 대한 견해차는 있었지만 금통위원 전원이 국내외 경기 하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인석 위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심각해지면 통화정책이 효과를 볼 수 없다”며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다만 한은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연준이 금리 추가 인하에 미온적으로 돌아선 점, 최대 대외리스크인 미중 무역분쟁의 향방이 여전히 불확실한 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추가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연내 두 차례(10월, 11월) 회의를 남기고 있지만 다음달 금리 인하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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