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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이 그룹이 고물상과 MOU 맺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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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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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으로 함께 갈 코끼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의 작업실에서 3명의 청년들은 재활용센터나 거리를 다니며 수집한 재료들을 활용해 코끼리를 형상화해 악기를 만들고 있었다. 재활용이 가능한 폐품을 사용해서 공연을 펼치는 환경 퍼포먼스 그룹, 유상통 프로젝트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 유쾌, 상쾌, 통쾌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대표 오동석씨(34), 배우와 시나리오를 담당하는 김로완씨(29), 공연에 쓰일 음악을 만드는 박성준씨(34)를 경향신문 유튜브 채널 <이런경향>이 만났다.


이들은 왜 이런 공연을 하게 됐을까. 오 대표는 폐품을 이용해 활동하는 단체인 노리단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연극 배우를 할 시절에는 생계비 마련을 위해 건설 현장에서 비계공으로 일하기도 했다. “비계공으로 일할 때, 폐기물들이 쌓이는 것을 봤어요. 한 번 모아보자 해서 조금씩 갖다 놓다가 뭔가를 일단 만들었죠.” 그것이 유상통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2017년 3월 정식으로 창단한 유상통 프로젝트는 분기별로 환경과 관련된 공연을 기획하고, 거리에서 공연해왔다. 어려운 쓰레기 분리배출 마크 알아보기, 환경 오염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 구하기 등 공연 주제도 다양하다. 현재는 폐품을 이용해 새로운 악기를 만들고, 다양한 소리를 전하는 ‘사운드 서커스’ 공연을 진행 중이다.

손수 만든 악기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이냐고 묻자, “코끼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휠체어 위에 길게 달린 PVC 파이프가 코끼리의 긴 코를 연상해 붙인 이름이다. “파주 쪽에 MOU 맺은 고물상이 있어요. 거기에서 알루미늄을 구해서 붙였죠.” 악기를 만들 때는 ‘MOU’를 맺은 고물상에 가서 폐품을 구하거나 길에 버려진 것을 주워 재료를 확보한다. 이후 사전에 구상한 디자인을 토대로 형상을 만든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악기를 이어 붙일 때) 본드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에요. 버려진 고무나 케이블 타이 같은 것들로 그냥 붙여요.” 환경 보호와 동시에 악기를 언제든지 임의로 뗐다 붙였다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오대표는 설명했다.

유상통프로젝트는 공연을 통해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지구에서 빌려온 것이고, 이걸 다 돌려줘야 하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바로 “순환”이다. 퍼포먼스 그룹답게 노래로 환경을 정의한다면 어떨까. 음악감독 박성준씨는 “저는 ‘손에 손잡고’가 제일 생각이 많이 나요. 사실 저희가 운동을 하고 있지만은 저희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모두 손을 잡고 같이 해야 하니까요.” 박씨가 말한 노래 ‘손에 손잡고’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이바미 인턴 PD bami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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