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제작사, 브렉시트 시나리오 담은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제작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서 홍콩 시위대 中 국가 향해 야유
이란서는 경기장 출입 금지 당한 여성이 재판 전 분신 사망하는 사건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열린 홍콩에서 관중들이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정색 옷과 깃발을 흔들고 있다. [A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10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홍콩 축구 대표팀과 이란 대표팀 간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장.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정색 옷을 입은 응원단은 'boo'라는 아유가 적힌 피켓을 들었고, 관중석 곳곳에서는 영국령 홍콩기가 흩날렸다. 경기 전 중국 국가가 나오자, 경기장과 관중석을 감돌던 '반중(反中)' 감정은 더욱 노골적으로 터져나왔다. 그들은 그라운드에서 등을 돌린채 중국 국가가 나오자 홍콩의 신(新) 국가 메이 글로리 비 홍콩을 제창했다.
홍콩 도심을 메운 홍콩 시위가 재현된 이날 축구 경기장의 풍경처럼, 최근 며칠 새 전세계인의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축구가 굵직한 글로벌 이슈와 사회문화적 문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축구 월드컵이 세계적 이벤트로 자리잡은 가운데, 축구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각종 정치적 이슈들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결정 당시 한국과 일본 간에 펼쳐졌던 치열한 '샅바싸움' 역시 양 국 간의 긴장감이 축구 이슈로까지 확대된 예 중 하나다.
축구 경기장에서 홍콩 응원단이 보여준 반중 시위는 범죄인 인도법에 이어 벌써부터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번질 조짐이다. 중국 당국이 이 같은 홍콩 시위대의 '비애국적' 행동에 대해 소위 '애국가법'을 통해 처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요하네스 챈 홍콩대 법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애국가법은 모욕적인 행동이 기소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일 수 있다"면서 "이 법은 유사한 범죄에 대해 일반적으로 6개월 형을 내리는 것과 달리, 이보다 훨씬 긴 2년까지의 혐의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뜻밖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의 모습이 재현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브렉시트와 관련한 이슈를 담은 축구 시뮬레이션게임 '풋볼 매니저'는 EPL 선수들의 활동권을 보장하는 취업비자와 국제선 이용 제한 등 브렉시트로 인한 변화들을 게임에 접목, 출시했다.
게임은 소프트 브렉시트를 가정했을 시 EU 국가 간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지만, 하드 브렉시트가 발생했을 시에는 EPL이 자국 및 EU, 비EU 선수 인원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탈리아 축구리그 '세리에 A' 형태로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게임은 출시 후 200만장 이상이 판매됐다.
브렉시트 시나리오를 적용한 축구 게임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새로운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정치와 외교, 경제적 문제로 국한돼 있던 브렉시트가 영국의 자랑거리이자, 전세계 축구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콘텐츠마저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새로운 형태의 우려가 확산되면서다.
이 게임을 제작한 스포츠 인터랙티브의 마일스 제이콥슨 국장은“(브렉시트 국민)투표 전에 이 사실들을 알았더라면 다른 방식으로 투표했을 것이라며 "브렉시트가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실제 세계와 같은 상황에서 시뮬레이션 돼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금지하고 있는 법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슬람 국가의 뿌리깊은 문화적 이슈 중 하나인 '여성 차별' 문제에 대한 국제적 문제의식을 제고 시키고 있다.
10일 이란 현지 언론은 올해 3월 테헤란에서 열린 프로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경찰에 적발, 구속된 한 30대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제한하고 있으며, 보도에 따르며 검찰은 그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 앞서 이 여성에게는 징역 6개월의 실형 선고가 유력하게 점쳐졌다.
FIFA 역시 여성의 축구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를 문제삼았다. 이란에서는 이슬람혁명 직후인 1981년부터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불허했다. 이란축구협회는 FIFA가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허용하지 않으면 월드컵 출전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 내달 10일 이란에서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일반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