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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보조기 기사는 골절, 마비, 디스크 등 치료가 오래 걸리거나 장애 등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을 대상으로 신체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재활보조기구를 만든다. 이러한 재활보조기구를 동물의 몸에 맞게 설계하는 동물 전문 의지보조기 기사가 있다.
■ 의료적 치료가 어려운 동물에게 재활 서비스 제공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을 단순히 놀이 상대로 여긴 과거에는 동물의 몸에 문제가 생기면 유기하거나 안락사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되면서 동물의 건강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이 부상을 당하면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을 찾는데, 약물이나 수술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수술로 인한 후유증, 선천적·후천적 장애,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 등 의료적인 치료에 한계가 있을 때 동물 스스로 질환을 극복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재활 장치가 필요하다. 사람의 신체 기능을 대체하는 보조기가 있듯이 최근 동물의 특징에 맞는 보조기, 의족, 휠체어 등의 재활보조기구가 개발되고 있는데, 이를 만드는 사람이 동물재활공학사다.
동물재활공학사는 동물의 질환을 직접 진단하지는 않지만, 수의사의 진단과 보호자의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동물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재활 및 회복에 적합한 보조기를 제작한다. 또 보호자의 경제 여건과 주거 환경을 고려해서 반려동물을 지속적으로 케어할 수 있는 운동 치료 프로그램을 교육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수술 전이나 수술 후 혹은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질환에 알맞은 재활보조기구를 사용하면 후유증이나 부작용,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들고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 또 보호자는 치료에 쏟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덜게 되므로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향상시키는 동물재활공학사의 전문 기술이 뜨고 있다.
■ 동물재활공학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반려동물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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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물재활공학사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동생이 장애가 있어서 어릴 때부터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보건 관련 직업을 찾다 의수족을 만드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대학에서 전문 기술을 배우고 싶어 의료재활과학과를 전공했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동물이 팔다리를 잃으면 누가 의족, 의수를 만들어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외 사례가 궁금해 찾아보니 저같이 사람 의족, 의수를 만들어주는 의지보조기 기사가 동물 보조기도 제작하고, 시장 규모가 엄청 크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키우던 동물이 불구가 되면 안락사를 권장하는 분위기여서 재활보조기구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래서 미국에 가서 동물 보조기 기술을 배우고 한국에 와 바로 이 일을 시작했어요. 국내에서 제가 처음으로 동물 의지보조기 회사를 창업했고, ‘동물재활공학사’라는 직업명을 만든 거죠.
Q. 동물재활공학사의 전망은 어떨까요?
6년 전만 하더라도 동물재활공학사가 없었는데, 요즘엔 동물 의지보조기 회사가 꽤 많이 생긴 걸 보면 제품 수요가 그만큼 늘었어요. 미국은 동물병원 수술비가 무척 비싸서 의지보조기로 재활 치료를 원하는 보호자가 많아요. 그래서 동물 의지보조기 시장이 빨리 성장한 거죠. 우리나라도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재활 치료가 적극 권장되면 동물 의지보조기 산업이 더 커질 거고, 동물재활공학사도 더 많이 생길 거예요. 그런데 조금 걱정되는 건 전문적인 기술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생기는 문제예요. 동물재활공학사는 신체의 일부인 의료 기구를 제작하는 일인 만큼 인체공학과 해부학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전문 기술 없이 의지보조기를 만들어 동물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면 동물재활공학사는 신뢰를 잃게 되겠죠.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동물재활공학사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동물재활공학사에 관심 있는 청소년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나요?
동물재활공학사는 단순히 의료용품을 만드는 공학자가 아니라, 동물과 보호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반려동물 가족이 겪는 아픔과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고객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하죠. 보호자는 물론, 동물과 소통하는 노력도 해야 하고요. 동물과 함께 지낸 경험이 많으면 동물의 표정, 몸짓, 눈빛만 봐도 이상 징후를 알 수 있어요. 낯선 동물에게 접근하는 것도 수월한 편이고요. 무엇보다 아픈 동물을 돌보는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일에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게 돼요. 그래서 동물을 꼭 키워봤으면 좋겠어요. 또 뭐든지 꼼꼼히 만드는 걸 좋아하고, 새롭게 창조해내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면 동물재활공학사에 도전해보세요.
글 강서진 · 사진 손홍주
강서진 MODU 매거진 기자 ksj@modu131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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