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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SPECIAL] 동물과 주인, 모두의 선생님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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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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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도 같은 반려동물과 좀 더 행복하게 함께할 수 있도록 동물, 때로는 주인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직업인을 만났다.

■ 정확한 원인 파악으로 확실한 행동 교정을

외부인만 오면 쉬지 않고 짖는 개, 배변 실수가 잦은 강아지, 주인조차 만지지 못할 정도로 공격성이 강한 데다 잠시만 눈을 떼도 집 안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고양이.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지만 함께 살기 버거울 만큼 말썽을 부리는 반려동물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반려동물 행동교정사는 이렇듯 문제 행동을 보이는 동물이 있을 때 기초 케어 방법과 행동학, 질병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그 원인을 찾아 올바르게 교정해주는 사람이다. 흔히 개, 고양이 교정만 생각하지만 행동심리학을 기초로 조류와 어류 등 특수동물도 충분히 훈련할 수 있는 전문가다.

이들의 업무는 행동 교정을 의뢰한 주인에게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반려견의 경우 견종과 중성화 시기, 가족 구성원과 산책 횟수와 시간, 사료 급여 방법 등을 설문한다. 상세한 행동 이력, 질병 치료 기록으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뒤 보호자가 훈련소를 방문하거나 행동교정사가 직접 집으로 찾아간다. 예를 들어 사람을 무는 개의 경우 훈련소에 맡겨 위탁교육을 하기도 하지만, 배변 실수가 문제인 개는 보호자가 관찰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방문교육과 위탁교육을 결정한다. 보호자를 만난 뒤에는 심층 상담으로 원인에 맞는 교정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평가한 뒤에는 피드백 후 재설계를 하기도 한다.

■ 현장학습 위주의 프로그램 운영 기관을 선택해야

반려동물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그에 비례해 행동교정사가 일할 수 있는 분야도 늘어났다. 반려동물 훈련소나 동물병원 등에 취업하는 것 외에도 쉬는 날을 이용해 방문교육을 병행해 투잡(Two jobs)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큰 자본 없이 창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려동물 행동교정사로 일하려면 먼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행동 습성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동기, 조건화, 강화 및 처벌, 음성신호와 도구 사용, 환경 조성 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그 능력을 검증하는 자격이다. 반려동물총론과 훈련 매뉴얼, 동물과 교감하는 방법, 동물행동학 등을 평가하고 실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관련 자격증은 이론 및 강의 위주보다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같이 현장학습 위주로 운영하는 기관에서 취득하는 것이 좋다. 대학 필수 전공은 없으나 동물자원학과, 반려동물 관련 학과를 전공하면 이후 교수나 강사직을 맡을 때 도움이 된다.

현직자는 특히 많은 동물을 직접 경험해보기를 추천하며, 동물에 대한 애정과 진득한 끈기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므로 필수 자질로 인내심을 꼽기도 한다.

■ 반려동물 행동교정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동물에게는 일관성 있는 훈련과 규칙으로 옳고 그름을 알려주세요”

한겨레

Q. 반려동물 훈련사,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도그워커 등등…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을 고치는 직업이 참 많아요. 각 직업에 차이가 있나요?

반려동물을 다루는 직업의 맥락은 같아요. 동물과 사람이 문제없이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적이에요.

Q. 보통 문제견의 행동 교정에는 얼마 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행동교정사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시간을 정하지 않아요. 우리도 공부 잘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공부해라!’ 하고 참견하면 딱 관두고 싶잖아요.(웃음)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반려동물이 최고로 잘했을 때 닭가슴살 칩 같은 맛있는 간식을 보상으로 주면서 교정을 끝내는 편이죠. 동물은 마지막을 기억하거든요. 또 일회성으로 끝내기보다는 열흘간 피드백을 받으면서 보호자의 행동을 재설계해주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에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리 설득해도 보호자가 절대 변하지 않으면 동물 행동교정에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내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지 않고 미디어에서 본 잘못된 정보를 맹신해서 행동교정에 대입하는 게 문제죠. 반려견의 몸에 매는 몸줄이나 반려견이 달리면 자동으로 줄이 길어지는 자동 리드줄 사용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 제품들은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지만, 그만큼 보호자가 리드하기 어려워 오히려 반려견의 공격성을 높여요.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교정에 실패했다고 지레짐작하면서 동물을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문제가 반복되는 거죠.

Q.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보호자가 가져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인가요? ‘이것만 알면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 행복할 수 있다!’는 꿀팁을 알려주세요.

그런 꿀팁은 없어요!(웃음) 하지만 동물에 대한 이해, 내 반려동물과 일정한 생활규칙을 정해놓는다면 큰 문제 없이 공존할 수 있어요. 저는 조건 형성 교육법을 바탕으로 변별력을 심어줄 수 있는 훈련법을 알려드리는데요, 쉽게 말하면 반려동물에게 옳고 그름을 정확히 알려주고 규칙을 정하는 거예요.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것처럼 말이죠. 보호자에게는 일관성 있는 올바른 칭찬과 처벌, 그리고 규칙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행동교정이라는 건 그저 동물이 좋아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진짜 이 직업을 원하는 친구들이 해두면 좋을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동물에게 생기는 질병과 종에 따른 모질, 성격, 골격을 이해하는 건 기본이고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꼼꼼히 챙겨보며 유기 동물 이슈를 파악해보세요. 또 펫카페나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동물의 심리와 행동을 읽는 방법을 훈련하는 겁니다. 실제 직업훈련처럼 좋은 사전 연습이 될 거예요.

글 전정아 · 사진 손홍주

전정아 MODU 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131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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