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수 Books팀장 |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자고 일어나면 매일 똑같은 날이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요즘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날마다 한 사람 관련 뉴스가 끊이지 않습니다. '뉴스의 블랙홀'이라 할까요.
신간 '맹자, 마음의 정치학'(사계절)은 정치학자인 배병삼 영산대 교수가 유교 고전 '맹자'를 풀어쓴 책입니다. 모두 3권으로 전체 18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입니다. 배 교수는 "30년 동안 유교 고전을 정치학적 관점에서 읽고 오늘 이 땅의 눈으로 해석하는 일을 해왔다"면서 "'맹자'가 그 자체로 정치학 텍스트임을 발견하고는 몹시 기뻤다"고 했습니다.
정치야말로 '마음'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배 교수는 "맹자의 사상사적 기여는 바로 정치와 마음의 관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라고 말합니다. "맹자는 밖으로만 치닫던 정치적 행동을 돌이켜 자기 마음을 발견하는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주었다."(1권 117쪽) 어떤 마음일까요? "공직자가 잘못을 느끼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핵심이라네요. "수오지심이 정의의 단서[義之端]"(407쪽)랍니다.
맹자는 '사람에게 하지 않는 것[不爲]이 있은 다음에야 마땅히 할 일[有爲]을 할 수 있다'('이루 하')고 말합니다. 불의를 저지르지 않은 후에야 정의 세우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배 교수는 "'불위'란 의식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니 곧 의와 불의를 의식하고 사는 것이다. 불의를 의식한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뜻"이라며 "올바름을 인식한 뒤에야 올바로 행할 수 있다"(2권 264쪽)고 풀었습니다.
이 뉴스의 블랙홀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한수 Books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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