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모 파생상품의 대규모 원금손실 우려에 관련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DLF(파생결합펀드) 등 신규 파생형 사모펀드 수와 설정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까지 겹쳐 파생상품 투자를 기피하는 '포비아'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이하 1~29일 기준) 신규로 설정된 파생형 사모펀드는 93개로 지난 7월(127개)보다 34개(27%), 같은기간 파생형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 규모는 6380억원으로 1220억원(16%) 가량 급감했다. 펀드 신규 설정 건수와 금액 모두 올 들어 이달까지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이달 신규 파생형 사모펀드 수는 올 1~7월 월 평균(173개)에 비해 80개(46%), 설정액은 월평균(1조2030억원)보다 5650억원(47%)이나 줄었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는 "DLF와 ELF(주가연계펀드) 등 대표 상품을 중심으로 파생형 사모펀드의 설정액이 줄면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생형 사모펀드는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시모펀드를 모두 포함한다. 각각 DLS(파생결합증권)와 ELS(주가연계증권)를 편입하는 DLF, ELF가 대표적이다.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사전에 약정 구간에서 움직이면 일정 수익을 지급한다.
올 들어 파생형 사모펀드는 저금리 속에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대안 투자처로 주목받으며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사모 파생상품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확산하면서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가입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기준 각각 영국·미국 CMS(이자율스와프) 금리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 파생상품(DLS·ELF)의 경우 각각 예상손실률이 56%, 95%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판매사인 은행들이 이들 파생상품의 손실 우려로 최근 파생형 사모펀드의 판매에 소극적인 것도 신규 상품 수와 설정액이 줄어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는 "은행은 파생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증권사와 달리 파생상품을 담은 펀드만 판매할 수 있어 파생형 사모펀드의 전체 시장에서 판매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은행이 파생형 사모펀드의 판매 중단을 검토하는 등 판매에 소극적으로 바뀌면서 운용사들이 출시를 연기하는 사례가 늘고 신규 가입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파생형 펀드 시장 위축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전문가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글로벌 경기 둔화, 홍콩 시위 등 대외 악재가 겹쳐 파생상품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하반기 파생형 펀드 시장 위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정훈 기자 repo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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