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이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문제아 된 '넷째' 티슈진, 상장폐지시 이웅열 873억 날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코오롱그룹 이웅열 전 회장이 2017년 4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에서 열린 '인보사 성인식 '에 참석해 직원들을 격려 중이다. 화이트보드에는 인보사 관련 사업보고서를 받았던 날짜를 뜻하는 ‘981103’이란 숫자가 적혀있다. [사진 코오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오롱그룹 이웅열(63·사진) 전 회장이 ‘넷째 자식’이라고 부르며 아끼던 효자가 결국 '문제아'로 전락했다.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의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하 티슈진)이 증시에서 퇴출당할 처지에 몰리면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현재 4896억원에 달하는 티슈진의 주식은 사실상 휴짓조각이 될 위기다. 티슈진 측은 27일 “일단 상장폐지가 확정된 것은 아닌 만큼 코스닥시장본부 측의 결정에 이의신청을 내는 등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티슈진도 FDA에 응답 자료 제출하는 등 반격



실제 티슈진은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이날 오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의 ‘임상3상 중단(Clinical Hold)’을 풀기 위해 임상 중단 해제 요구사항에 대한 응답 자료를 제출했다. 응답 자료에는 인보사 세포 특성에 대한 확인시험 결과와 품질 관리 시스템 향상 등 시정조치 계획 등이 담겼다. 안전성 시비 차단을 위해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도 넣었다. FDA가 임상 중단을 해제할지 여부 등은 관련 서류를 검토한 한 달여 뒤에 나온다.

중앙일보

코오롱티슈진이 FDA에 시정조치 계획과 제품의 안전성을 평가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27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사진 코오롱티슈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전 회장은 티슈진 지분 17.83% 보유한 2대 주주



그런데도 상장폐지가 이뤄진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티슈진 주주들에게 간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장외에서 거래된다고 해도 회사에 대한 신뢰가 상실돼 주식 가치를 거의 인정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

개인 주주 중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이웅열 전 회장이다. 이 전 회장은 현재 티슈진의 지분 17.83%를 가진 2대 주주다. 현재 주가(주당 8010원)로 고려해도 앉은 채로 873억원을 허공에 날릴 위기다. 올 초 주가(1월 2일 기준, 4만3400원)를 고려하면 티슈진 한 종목으로만 4700억원가량이 올해 들어 허공으로 날아갔다.

중앙일보

코오롱 티슈진 지분 구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달 이내 임상중지 풀릴지는 미지수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인보사로 인해 이 전 회장뿐 아니라 코오롱그룹은 큰 상처를 입었다. 그룹 내 7개 상장사의 시가 총액은 올 초 대비 3조원가량 빠졌다. 참고로 티슈진의 1대 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지분율 27.26%), 3대 주주는 코오롱생명과학(지분율 12.57%)이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의 지분 45.83%를 갖고 있다.

여기에 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이웅렬 전 회장과 이우석 전 티슈진 등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액 규모는 7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상장 폐지가 확정되면 손배소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티슈진은 FDA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임상 중단 해제’를 위한 절차에 착수했지만, 실제 임상 중단 해제가 단기간 내에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전 회장은 인보사 관련 아직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고, 이는 코오롱그룹도 마찬가지다.

이수기ㆍ김정민 기자 retalia@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