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美 판매 15.4만대…월간 사상 최대
하이브리드·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 뚜렷
내수 판매 감소분, 북미 호조세로 상쇄
환율효과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 기대감 높아져
日 혼다·닛산 합병 소식에 ‘반사이익’ 전망도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전경 [현대차·기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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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점쳐진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기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 등으로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북미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으로 판매량 상승세가 뚜렷한 데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 효과까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모두 154만8333대를 팔았다. 이는 양사 전체 글로벌 시장 판매량(665만6584대)의 23.3% 수준으로 지난 1988년(28.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기준으로 살펴보면, 양사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4.7% 늘어난 15만4118대를 판매하며 양사 합산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64만3996대, 8.0%↓)와 기아(49만5807대, 4.8%↓) 모두 올해 들어 11월까지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 쳤지만, 북미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감소분을 상쇄했다. 양사의 미국 판매량은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국내 판매량을 넘어섰고, 두 시장 간 격차도 매년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고부가가치 차량이 판매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합산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5% 늘어난 3만5529대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월간 기준 최고인 23.1%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85.8% 늘어난 2만4296대가 팔리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사의 전기차 판매량 역시 캐즘 여파 속에서도 같은 기간 62.4% 늘어난 1만123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현대차의 대형 전동화 SUV인 ‘아이오닉 9’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헤럴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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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효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출시할 예정이며, 동급 모델인 EV9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는 기아 역시 내년 EV9의 고성능 모델 EV9 GT와 엔트리급 전기 SUV EV3,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잇달아 내놓는다.
아울러 현대차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내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하는 만큼 늘어나는 기민하게 대응, 현지 판매량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30원대까지 치솟은 환율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미 수출 등 해외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강달러 기조가 지속할수록 환차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2000억원에서 3000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급변하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 판도 속에 현대차·기아가 북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전날 세계 7, 8위 완성차업체인 닛산과 혼다의 합병 추진 소식이 대표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합병 논의에 착수해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위 현대차그룹(730만대)을 추월하는 새 완성차업체(735만대)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사 합병 추진이 일본 완성차업체의 구조조정 본격화 신호로 읽히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반사이익일 거둘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현대차와 기아 주식도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전날(18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4.84% 오른 21만6500원에 장을 마쳤고, 기아는 6.37% 오른 10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혼다, 닛산은 최근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사 합병 추진은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는 것이 맞다”라며 “일본 완성차 업체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새로 탄생하게 될 완성차 업체가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개발에 더딘 움직임을 보인다면 미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현대차·기아에 이 같은 변화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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