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 위치한 주요 7개국 정상회의장을 거닐고 있다. 비아리츠=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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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 내 거점을 둔 기업 325개가 네덜란드로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투자청은 이미 유럽 본사를 네덜란드로 옮기기로 한 일본 전자업체 소니, 파나소닉 등을 포함한 기업 100여곳과 이전 문제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 외 블룸버그나 디스커버리 채널 등 미디어들도 런던에 근무하던 인력을 암스테르담으로 보내고 있고, 네덜란드 당국과 이전을 협의 중인 기업이 325개에 이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2016년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뒤에도 유럽 의약청(EMA)과 유럽 은행감독청(EBA)이 본부를 런던에서 각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프랑스 파리로 이전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강경파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취임 후 합의 여부와 관계 없이 10월 31일 EU를 탈퇴하겠다고 못박으면서 남아있던 기업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당장 세관 통관부터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룬 네일란트 네덜란드 투자청장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질수록 우리와 접촉하려는 기업이 늘어난다”며 “기업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했다.
“브렉시트를 비즈니스 기회로 여기지 않는다”는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의 발언에도 기업들의 관심은 커지는 분위기다. 암스테르담은 안정적인 정치 환경과 위치, 높은 영어 사용 인구 비율 덕에 런던을 대체할 유럽의 차기 거점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올 1월까지 네덜란드 투자청은 영국 내 기업으로부터 3억 파운드의 투자와 2,500개 일자리를 유치하며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 외 프랑스와 독일, 아일랜드 등도 ‘탈(脫)영국’을 고려중인 기업을 잡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달 보조금 지급, 감세, 대출조건 완화 등을 내걸고 게임 개발업체들에 러브콜을 보냈다. 1월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영국에 대규모 사업 조직을 둔 기업 대표 140여명을 초청해 투자 관련 행사를 열기도 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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