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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남지현이 생각한 '굿파트너'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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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지현, 드라마 '굿파트너' 인터뷰
남지현이 생각한 '굿파트너'란
장나라와의 호흡, 배운 점은?
한국일보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남지현은 본지와 만나 SBS '굿파트너'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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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찬찬히 보내고 30대를 마주한 배우 남지현의 마음은 가벼워 보였다. 어린 시절을 돌아본 남지현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언급했다. 그의 말대로 아역 이미지 탈피에 대한 숙제는 자연스럽게 벗었다. 대중이 기억하던 꼬마는 어엿한 변호사로 등장,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드라마 '굿파트너' '작은아씨들' '하이쿠키' 등 매 작품마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면서 남지현은 꾸준히 자신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중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남지현은 본지와 만나 SBS '굿파트너'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굿파트너'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전국 7.8%로 출발해 15.2%를 기록했다. 호성적에 대해 남지현은 "시청자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은 어떤 배우에게도 있지만 천천히 오를 줄 알았다. 시청률이 두 자리까지 나오기가 힘들지 않냐"라면서 "당황했지만 기뻤다. 그래도 들뜨지 말자. 잘 나왔으니 유지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돌아봤다. 주역인 남지현이 바라봤을 때 '굿파트너'의 인기 비결은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실제 이혼변호사인 작가가 썼기 때문에 탄력적인 서사가 완성됐고 정확한 메시지가 담겼다.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선 "감독님이 불러준다면 '네' 하고 달려갈 것"이라고 호쾌하게 답했다.

사실 남지현은 매 작품마다 최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배우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마다 시간을 내 취재진을 만나는 배우는 사실 드물다. 이에 남지현은 "활동한 지 오래됐다. 아역 시절부터 작품이 끝나면 인터뷰를 하는 것이 저한텐 한 작품의 마무리 같은 느낌이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굿파트너'는 남지현에게 많은 위로를 선사한 드라마다. 체력적으론 부침을 느꼈지만 현장에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인물을 소화했다. 전작 '작은 아씨들' '하이쿠키' 등 감정 소모가 강한 장르물을 연이어 만났기 때문에 '굿파트너'와의 작업은 남지현에게 안정감을 선사했다. 남지현은 '굿파트너'를 두고 "마음을 다독여준 작품"이라고 표현하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번 작품에서 남지현은 인물을 완성하기 위해 감수성을 강조하고 톤을 올리면서 리액션을 의도적으로 키웠다.

남지현은 감정적인 공감에 강한 유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신에게 매순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단다. 사건을 해결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남지현은 마치 친구를 대하듯 유리에게 '잘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 역시 비슷한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아역 배우로부터 시작해 데뷔 20주년까지 꾸준히 걸어왔다. 남지현은 "저 역시 유리처럼 나를 위로하는 것엔 미숙했다. 그 시기에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고 해결하고 정리하며 극복했다"라고 회상했다.

또 남지현은 장나라라는 '대선배'의 연기를 보며 캐릭터를 더욱 확실하게 표현했다. 신념이 강하고 똑똑하지만 연륜이나 사회적 경험이 없기에 저지르는 실수가 자칫 시청자들의 미움을 살까봐 가졌던 우려는 차은경과 대비돼 중화됐다. 일 처리에 정확하고 숙련되지만 차갑고 한은경과 미숙하지면 조금씩 성장하며 따스한 온도를 갖고 있는 한유리의 케미스트리는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주 요인이다. 남지현은 "자칫 유리가 미워보일까 걱정이 많았고 망설임이 있었다. 그런데 장나라 선배님이 유리는 꼭 이 세상에 필요한 인물이라는 말씀을 하셨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솔직하게 대본에 쓰인 유리를 표현하면 되겠구나. 보는 분들이 나라 선배님처럼 생각하겠구나. 선배님에게 유리에 대한 확신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배우 남지현이 드라마 '굿파트너'로 만난 장나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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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제기된 선정성 논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굿파트너' 4회에서는 한유리와 그의 변호사 동기인 전은호(표지훈)의 원나잇 장면이 담겼다. 두 사람은 고된 변호사 생활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우애를 키우던 중 술김에 하룻밤을 보낸다. 문제는 이 장면이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유리는 아버지의 불륜이 트라우마로 남았고 성인이 된 후에도 비혼을 외치며 결혼이나 연애에 대해 회의적인 면모를 보였다. 특히 그간 전은호와는 이성적인 교감보다 우정에 가까운 감정선을 드러냈기 때문에 느닷없이 술에 취해 숙박업소에서 하루를 같이 보내는 캐릭터가 당위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남지현은 "시청자들의 소감은 시청자들의 몫이고 충분히 이해했다. 저희가 의도한 것처럼 시청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저희는 두 인물의 시작이 그렇게 됐을 뿐 조금 더 지켜봐 주시겠지 했는데 하필 결방이 길어지면서 오해가 깊어졌다. 은호와의 관계가 진전이 되고 두 사람이 신뢰를 쌓는 설정인데 잘못 끼운 단추가 됐다. 고리타분한 클리셰 같다는 의견이 있는 것도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배우가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기에 나온 확신의 대답이다. 남지현은 한유리를 미완성적인 인간으로 바라봤다. 확고한 신념이 있지만 철옹성처럼 사는 인물이 아니기에 뜻하지 못한 사건을 마주한다. 그렇기에 남지현은 한유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관계를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했다.

'굿파트너'가 결혼과 이혼을 다루기 때문에 배우 본인의 가치관 또한 궁금해졌다. 이에 남지현은 "아직 결혼은 제게 가까운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이야기보단 누군가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지인이나 친구들 중에도 결혼한 사람이 적다. 인간 관계에 더욱 생각하게 됐다. 결혼관에 대한 생각은 많이 못 해봤다. 시간이 흐르고 난다면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남지현이 생각하는 '굿파트너'는 무엇일까. 이에 남지현은 "한 사람으로 존중해줄 때 편안하다고 느낀다. 자식, 부부,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관계를 앞세워 넣는 것보다 개인으로 봐주는 것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좋다"라고 짚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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