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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조부의 ‘수형기록 사진’ 발견한 지 10년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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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이규채 기억록’ 출간

손자 이성우 대표·박경목 관장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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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어느 일요일 집 근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산책나왔다가 우연히 독립운동가들의 수형기록 사진전에서 조부님의 사진을 처음 발견했어요. 그날부터 꼬박 10년만에 조부님의 이름으로 책이 나왔어요. 마침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돌을 맞은 올해 광복절 즈음에 역사적인 공간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게 되어 더 감회가 깊습니다.”

지난 12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이규채 기억록>의 원저자의 손자이자 책을 펴낸 출판사 일빛의 이성우 대표가 조부의 독립운동 연보를 75년만에야 세상에 내놓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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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채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시작으로 만주 한국독립당 선전위원, 군사부 참모장, 총무위원장, 한국독립군 참모장 등을 지내면서 중국 관내와 만주지역에서 생육사 결성, 쌍성보전투 등 항일 무장투쟁과 독립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서대문형무소는 이규채가 1934년 11월 상하이에서 체포된 뒤 끌려와 6년간 옥고를 치른 곳이다. 1940년 가출옥으로 석방된 뒤 고향 경기도 포천에 은거한 그는 44년 동네 가게인 ‘김수명 상점'에서 갱지와 습자지로 된 계산서를 얻어 자신의 독립운동 기억을 연보 형식으로 꼼꼼히 정리했다.

‘독립·민주공화국을 향한 고난의 역정’이란 부제를 내건 이 책은 이규채의 자필 연보를 비롯해 일제의 신문조서, 재판 기록과 관련 기사 등을 묶은 것이다.

이 대표는 조부의 사진을 보자마자 박경목 역사관장을 만나 확인을 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한민족독립운동사> 43권에서 조부의 재판기록을 찾아냈다. 이어 그때까지 집안에 묵혀 있던 조부의 친필 일대기 문서도 찾아내 고전번역연구원의 정선용 박사에게 번역을 의뢰했다. 그는 또 일본어로 된 재판기록과 국사편찬위의 한글 번역문을 일일이 원문 대조하며 교열·교감하는 작업을 직접 했다. 역사학자이기도 한 박 관장은 이 대표에게 건네받은 기록과 기존 독립운동 사료들을 대조·분석해 ‘이규채의 투쟁기’를 입체적으로 엮어 해제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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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판기념회는 이회영의 후손인 이종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과 이종걸 국회의원, 김의한의 후손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이 주최했고, 지청천의 후손 이준식 독립기념관장과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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