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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기초수급자인 장인 명의로 日외제차 끌며 세금 체납한 40대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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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장인 명의로 끌던 렉서스 차량 압류·공매

기초수급자 장인 명의로 900여만원 세금 체납

5평짜리 사는 장인은 외제차로 복지혜택도 못 받아

이데일리

지난 8일 경기 양주의 한 아파트에서 900여만원의 자동차세 등을 체납한 차량을 중구 세금조사팀이 영치하고 있다.(사진=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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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 40대 남성이 기초생활수급자인 장인의 명의로 일본산 외제차를 끌면서 900여만원의 세금을 체납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인은 10년간 연락도 끊긴 사위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자 등 기본적인 생활보호도 받지 못했다.

14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38세금징수팀은 자동차세와 과태료 등 체납된 900여만원의 세금을 추징하기 위해 방문한 체납자 하모(67)씨 집을 보자마자 문제를 직감했다. 하씨는 중구 신당동 월세 5만원인 5평 다가구 주택에서 일용직 일감으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씨의 명의로 등록된 차량은 일본산 외제차량인 ‘렉서스 ES 350’으로 6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차량이었다. 박승철 중구 38세금징수팀 팀장은 “하씨의 생계 상황으로는 기초생활수급자 혜택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명의로 등록된 외제 차량으로 인해 각종 복지혜택의 대상으로도 책정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38세금조사팀은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하씨의 명의로 등록된 차량은 벌써 10년도 전에 연락이 끊긴 사위 A씨가 운행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 관계가 좋지 않은 하씨의 딸과 사위가 2011년 하씨의 명의로 차량을 구입해 이른바 ‘대포차’로 운행한 것. 이들은 자동차세와 과태료, 주차요금 등도 상습적으로 체납했다.

조사팀은 하씨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차량을 수소문했다. 차량의 주차요금 등을 체납한 곳과 하씨의 가족관계 등을 확인한 조사팀은 사위의 주소가 경기 양주의 한 아파트라는 것을 발견하고 지난 7일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곳에는 하씨의 명의로 등록된 렉서스 차량도 있었다.

박 팀장은 “개인 사업을 하는 A씨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하씨의 명의로 차량을 등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세금 체납과 하씨의 생활보호를 위해 차량의 번호판을 영치하고 견인해야 했다”고 전했다. 현재 자동차세를 2번 이상 내지 않거나 자동차 관련 과태료 30만 원 이상을 체납하면 번호판 영치·강제 견인 대상이 된다.

조사팀은 곧 해당 차량에 대한 공매 절차에 들어가 체납액을 징수할 예정이다. 또 체납자 신분을 벗어난 하씨에 대해선 동 주민센터와 연계해 기초생활수급자도 신청할 계획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앞으로도 악질 체납은 엄격하게 조치하는 한편, 체납자의 상황을 꼼꼼하게 파악해 이처럼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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