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후 영화 '봉오동 전투'를 관람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싸워 처음 승리한 전투를 그린 영화다. 이 대표는 올해 공식적으로 총 5편의 영화를 관람했는데, 그 중 3편이 일본과 관련 있는 영화였다. 이 대표가 영화 관람을 통해 '극일(克日)'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2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영화관에서 당 지도부와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하기 전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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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장인 최재성 의원과 추미애·원혜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여명과 함께 '봉오동 전투'를 단체 관람했다. 민주당 당직자 70여명도 함께 봤다. 민주당은 참석자가 100명을 넘자 상영관 하나를 통째로 빌렸다.
이 대표는 영화 관람에 앞서 인사말에서 "광복절 74주년이 내일인데, 일본 군인들이 숫자가 훨씬 더 많고 무기도 현대화했어도 우리의 지략과 전술로 대승을 거둔 봉오동 전투를 관람해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일본이 경제전쟁을 일으켜 우리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지략을 잘 찾아 이겨나가자는 뜻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봉오동 전투'까지 올해 들어서만 총 5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지난 2월에는 '항거:유관순 이야기', 4월에는 '부재의 기억', 6월에는 '기생충'과 '에움길'을 봤다. 영화 에움길은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올 들어 관람한 영화 5편 중 3편의 주제가 일본과 관련돼 있는 것이다.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한 시점은 3·1절을 이틀 앞 둔 2월 27일이었다. 이 대표는 영화를 본 뒤 "인간의 존엄성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지난 6월 21일엔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함께 영화 에움길을 관람했다. 이 대표는 영화를 본 뒤 "굳건하게 살아가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는 이 땅에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영화를 관람한 여성 의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믿는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영화 봉오동 전투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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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창가'를 거론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도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뒤 '봉오동 전투'와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다룬 영화 '주전장(主戰場)' '김복동'을 관람하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에는 영화 '주전장'을 본 뒤 페이스북에 "일본의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이 불법임을 선언한 2012년 및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의 의의는 너무도 중요하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2012·2018년'의 의미를 몰각(沒却)·부정하면 헌법 위반자가 된다"고 했다.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3년 동안 한국·일본·미국을 오가며 자료를 찾고 이 문제와 관련된 한·일 30여명을 인터뷰해 내놓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1일에는 영화 김복동을 관람했다면서 "(영화에는 고인이)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우중(雨中)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 등이 생생히 담겼다. 많은 관객이 눈물을 흘렸다"는 글을 올렸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동의 없는 정부 간의 합의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했다. 김복동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조 후보자는 지난 1일 한완상 전 부총리와 함께 '봉오동 전투'를 관람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의 제국주의적 강변을 한국인들이 앵무새처럼 떠들고 있다는 사실을 만주 벌판에서 쓰러져 간 독립군들의 혼령들께서 접하시면 어떠실 것인가"라고 적었다. 지난 9일에는 봉오동 전투 영화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정신 나간 일부 한국인들이 한일병합이 국제법적으로 '합법'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독립군들은 불법반도(叛徒), '친일파'들은 '준법'을 잘하는 '애국자'가 되고, 임시정부는 '반국가단체'가 된다. 개탄스럽다"고 적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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