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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야권, 선거 후보등록 거부당하자 모스크바 수만명 反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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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지방선거 촉구, 4주째 주말 집회 이어가… 첫 시위 이후 총 2500명 연행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4주째 이어지며 갈수록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시위는 2011년 이후 모스크바에서 열린 시위로는 최대 규모였다.

BBC 등 외신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10일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공정한 지방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 추산 6만명, 경찰 추산 2만명이었다.

이번 시위는 오는 9월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이 거부당하고 있는 데 반발해 4주째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시위대는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이 야권 인사의 시의회 진입을 막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경찰 집계 기준으로 7월 20일 첫 시위에 1만2000명이 참가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시위 땐 각각 1만명을 밑돌았다가 이날 다시 시위대가 대거 몰려들었다.

시위대는 '투표할 권리를 달라' '당신들은 우리를 충분히 속였다'와 같은 플래카드를 들고 흔들었다. 지난달 말 구류 처분을 받고 구치소에 갇힌 알렉세이 나발니 등 야권 지도자 사진을 들고 나와 "석방하라"를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 허가 장소에서 크렘린궁이나 정부 청사 쪽으로 이동하려는 사람들을 모조리 연행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178명이 연행된 것을 포함해 러시아 전역에서 275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첫 시위부터 연행된 사람은 모두 2500명이 넘는다.

모스크바 시 당국은 집회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집회에서 연행된 사람 중에 20대 초반 남성은 군대에 보내겠다며 풀어주지 않고, 금융거래 내역을 뒤져 은행 빚을 연체한 사람은 신용불량자라며 풀어주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시는 주말에 바비큐 축제 등 다른 축제 허가를 잇달아 내주며 시위대를 분산시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은 보도했다. 모스크바 선거관리위원회는 9월 지방 선거에 출마하려는 무소속 후보들의 선거 후보 등록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선관위는 무소속 후보는 5000명 이상 모스크바 시민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후보 등록 요건을 만들었다. 10여명의 야권 후보가 5000명 서명을 달성하자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라고 주장하며 등록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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