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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2030 공무원들 "의전·회의자료 과도…연공서열식 평가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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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급 이하 젊은 공무원 '정부혁신 어벤져스' 첫 모임

연합뉴스

"시대가 변했다. 정부도 변해야 산다."
(세종=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혁신 어벤져스' 첫 모임에서 공직사회 개선점에 대해 현장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9.7.16



(세종=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월요일에는 아침부터 종일 회의가 계속돼서 정작 업무는 퇴근 시간이 지나서야 하게 됩니다.", "부처 내부에서는 회의서류를 없앴는데 외부 관계자와 회의할 땐 자료를 다 인쇄해야 하는 점이 불편해요."

16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혁신 어벤져스' 첫 모임에는 20~30대 밀레니얼 세대 공무원들이 평소 일하면서 느낀 공직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정부혁신 어벤져스'는 5급 이하 신규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한 범정부 협의체다. 공직사회에서 경직되고 불합리한 부분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만들어졌다.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43개 부처를 대표해서 온 130여명의 젊은 공무원들이 참가했다. 처음에는 어딘가 어색하고 소극적이던 참가자들은 행사가 진행되면서 점차 적극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했다.

특히 단말기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이뤄진 즉석 설문조사에는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본 공직사회의 모습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우리 기관의 공직문화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86%가 '그렇다'고 답했다. 회의방식과 보고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도 각각 64%와 72%를 차지했다.

공직문화에서 구체적으로 개선할 부분에 대한 객관식 설문에서는 '과도한 의전'을 택한 응답자가 35%로 가장 많았고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32%), '불필요한 야근'(21%), '야, 너 등 권위적 표현'(7%), '보수적 근무복장'(6%) 순으로 뒤를 이었다.

회의방식에서 개선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는 '과도한 회의자료 작성'(51%), '부서장 주도의 일방적인 회의'(20%), '장시간 회의'(19%), '참석자의 사전검토 부족'(9%) 등이 꼽혔다.

보고방식의 개선점으로는 '보고서 양식 꾸미기 치중'(40%), '보고 대기시간이 길다'(25%), '대면보고에 대한 지나친 선호'(22%), '복잡한 결재단계'(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도 많았다. '우리 조직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는 구조다'라는 문항에서는 8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일 잘하는 사람이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연공서열 중심의 성과평가(67%), 주무과 우대 평가구조(23%), 지연·학연에 기반한 인사(9%) 등이 선택됐다.

참가자들은 설문이 이뤄지는 중간중간 발언 기회 때마다 "월요일에는 회의가 너무 많고 길다", "업무가 밀려 늦게 퇴근하고 일찍 출근하는 건데 상사가 '다른 사람은 왜 안 오냐'고 한다", "부처 내에서는 종이 서류 없이 회의하는데 외부 인사가 오면 다 인쇄해야 해 불편하다" 등 생생한 현장 사례도 전했다.

병무청 정보관리과에서 일하는 김문옥 주무관은 "다른 기관에서 모였는데도 공직사회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왔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통일부 혁신행정담당관실의 김민희 주무관도 "요즘 젊은 층 취향에 맞춰 행사를 잘 준비한 것 같다"면서 "잘 바뀌지 않는 조직이지만 이런 시도를 계속하면 조금씩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부처별로도 한 달에 1∼2차례씩 정기적으로 '정부혁신 어벤져스' 모임을 해 의견을 모으고 하반기 중으로 43개 부처 전체회의를 열어 그간의 논의와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날아라 '정부혁신 어벤져스'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행정안전부 주최로 공직문화 개선방안 논의를 위해 열린 '정부혁신 어벤져스' 첫 모임에서 새내기 공무원들과 젊은 공직자들이 이상적인 공직사회에 대한 바람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2019.7.16 zjin@yna.co.kr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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