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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소녀상 능멸범 일베 인증…일제 소비 촉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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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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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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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행하면서 양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극우 성향 커뮤니티의 일부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행태를 보여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6일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에는 "일본제품 구매운동 실천했다" 등의 제목으로 일본 맥주, 생활용품, 차량, 의류 등 자신이 구매한 물건을 인증한 사진과 글이 게재됐다. 또 일본 여행 예약을 완료했다는 인증글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에 대해 "아무리 한국에서 다이소니 유니클로니 아사히니 불매해봤자 가려움 수준도 안된다. 그냥 평소하던대로 사면 된다"면서 "기껏해야 일본 제품에 몇 만원 쓰는 것들이 불매운동을 한다"고 비난했다.

그런가하면 같은날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광장에서는 한국인 남성 4명이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제지하는 시민들과 시비를 벌여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일도 있었다. 실제로 이들은 CCTV 분석 결과 일본말로 "천황폐하 만세"라고 외친 것으로 드러났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려 침을 뱉었다"고 실토한 이들은 일본말을 한 것 역시 "모욕감을 주려는 의도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일베에 '소녀상 침 뱉은 게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아침에 긴급체포 당했다. 조사받고 나오니 썰렁하더라"며 안산 상록경찰서 앞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일베 회원을 뜻하는 손동작도 함께 했다.

그러면서 "형사한테도 얘기했다. 무조건 일본 반대할 게 아니라 좋은 건 받아들이자고. 침 뱉었던 형은 교도소 갔다. 나라 꼬락서니 잘 돌아간다"며 자신이 범죄 당사자임을 인증하기 위해 소녀상에 침을 뱉을 때와 같은 옷차림으로 셀카를 찍어 이를 게재했다.

앞서 경찰은 인근 CCTV를 통해 분석해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4명 무리와 남성 1명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이들의 동선을 추적해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92)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95회 수요시위'에 참석해 "왜 내 얼굴에 침을 뱉느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옥선 할머니는 "소녀상이 사람 같지 않지만 이것 다 살아있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는 고통을 받고 왔는데 왜 소녀상에 그렇게 하느냐"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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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건이 담긴 CCTV 캡처(왼), 범행 후 일베를 의미하는 손짓을 하며 사진을 올린 A씨(우) / 사진=SBS '뉴스8' 영상 캡처,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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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문제의 청년들에 대한 처벌보다 사과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 나눔의집에 따르면 할머니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청년들의 잘못도 크지만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도록 놔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면서 "청년들이 사과한다면 받아들이고 몸소 겪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상록수역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 8월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거리 캠페인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시민들의 참여로 역 남측 광장에 세워졌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립하기 위해 만들어 졌는데 이같은 일부 극우 커뮤니티 회원들의 도를 넘은 행동에 일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2vni****)은 "역사를 모르는 자존심도 없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우리 현실의 한 부분인 것 같아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Jin****)은 "소녀상 주변에서는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며 "평화의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택광 경희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사회에 통용되는 혐오 감정에서 비롯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을 저지른 사람들은 장난삼아 했다고 말할텐데 장난의 대상이 됐다는 것은 혐오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면서 "대상을 물건으로 보고 공감하기 보다는 치워버려야 할 문제로 본 '혐오·배제'의 감정이 동반된 것"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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