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서 게임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 업계는 이런 사례들을 통해 ‘나쁜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모양새다.
게임의 긍정적인 사례들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게임을 통해 결혼하거나 우울증 등 병을 치료했다는 사례도 있다. 교육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폐해 등이 지속해서 지적되는 만큼, 업계 차원에서 강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게임 통해 희망 얻는 사람들
게임 ‘아이온’을 통해 우울증을 치유했다는 세르비아 유저 조카 조라나 이바닉씨(Zoka Zorana Ivanic). /엔씨소프트 제공 |
넷마블문화재단은 국립특수교육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주최하는 ‘2019 전국 장애 학생 e페스티벌’ 예선을 지난달 17일부터 시작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로봇코딩 등 총 16종목의 정보경진대회와 총 11개의 e스포츠(게임) 종목으로 실시된다. 장애 학생 개인전, 장애 학생·비장애 학생 통합, 부모동반, 사제동반 등의 형태로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장애 학생의 자존감과 성취감 고양, 건전한 여가문화 확립이 목표다. 장애 학생들에게는 축제의 장이자 사회 소통의 창구로써 ‘온라인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게임을 통해 희망을 얻기도 한다.
e페스티벌에 참가한 박상혁(18·부산혜남학교)군은 "게임 공간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다"며 "모두 노력만 하면 동등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임을 통해 결혼을 하거나 병을 고친 사례도 있다. 2002년 엔씨소프트 게임 ‘리니지’에서 가상결혼을 한 커플이 대구에서 실제로 결혼을 했다. 게임 운영자가 직접 참석해 사회를 봐주고 축가도 불렀다. 지난 2018년 엔씨소프트 게임 ‘아이온’의 세르비아 이용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우울증이 치유됐다는 메일을 회사 측에 보냈다. 엔씨소프트는 이 유저를 지난해 엔씨소프트 본사에 초청하기도 했다.
게임은 교육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스타트업 에누마의 ‘토도수학’ 앱을 이용하면 아이들이 게임의 원리를 활용해 수학을 공부할 수 있다. 게임 형식이라 아이들이 쉽게 질리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20여 개국 앱스토어에서 어린이·교육 분야앱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부정적인 요소 해결 강구책은 마련해야
게임 중독. /일러스트 정다운 |
물론 긍정적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게임 중독으로 불리는 과몰입, 현질(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일) 등이 게임 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사례로 꼽힌다.
게임에 빠져 범죄를 저지른 사례도 있다. 지난해 8월 게임 과몰입 증세로 폐쇄 병동에 입원해 있던 대구의 한 고교생(당시 19)은 병원에 불을 지르고 탈출해 인근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붙잡혔다. 당시 5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014년에는 경기도 성남시의 한 50대 남성이 게임 접속이 차단됐다는 이유로 해당 게임 업체에 휘발유를 들고 찾아가 불을 지르려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미성년자가 게임 아이템 구매에 부모 신용카드를 사용해 부모가 게임 환불을 요청하는 사례도 많다. 중학생 자녀를 둔 C(51)씨는 "아들이 게임 아이템을 산다고 몰래 50만원을 결제한 적이 있었다"며 "겨우 환불은 받았지만, 허술한 규제 때문에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 개발자는 "게임업계는 ‘우리 산업은 잠재력이 크다’고 주장하면서 좋지 않은 부분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 과몰입, 과다 현금결제, 개발자 착취 등 모든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적절한 강구책을 마련하고 유망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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