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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동결론’ 전방위 압박 속 내년 최저임금 심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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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3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서로 다른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노사가 19일 최저임금 인상폭을 결정하기 위한 사실상 본격 협상 무대에서 한 치도 양보없는 신경전을 펼쳤다.

모든 경제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최저임금’의 내년 인상폭 결정 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들어갔다.

세계일보

19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최저임금위 3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최저임금위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2020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천종 기자


박준식 위원장은 “3차 전원회의는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심의를 시작하는 첫번째 자리”라며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노사, 공익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기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위원장에 이어 모두 발언에 나선 노사 대표 위원들은 비교적 차분했지만 자신들의 날 선 주장을 선명하게 밝혔다.

우선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2년 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있어 사업주, 심지어 근로자까지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것 같다”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깊이있게 볼 건 사업주도 근로자도 힘든 걸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 전무는 이어 “과도한 부담으로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데 최저임금의 안정화를 통해 획기적인 신호를 노동시장에 줘서 안정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 일자리 본부장은 “2년간 30% 가까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대한 감내하고 최저임금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은 인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의 절박한 상황을 살펴 심의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노동자 위원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성경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타격을 입은 것은 인정하지만 대기업, 중견기업 이상은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영향에서 벗어났다”며 “최저임금으로 경제가 나빠진다는 주장은 용납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결을 주장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마음은 이해 하지만 그런 식으로 동결이 된다면 최저임금위원회가 과연 필요하겠느냐. 끝까지 동결 주장을 하면 회의 진행이 굉장히 어려워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주호 정책실장은 “민주노총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대표자를 구속시키겠다는 것은 이 정부가 민주노총을 사회적 대화나 노정 협의에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많은 분들 어렵다고 얘기하지만 최저임금 1만원이 사회적 약속이고 가야할 목표기에 그걸 중심으로 최저임금 논의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외에서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계, 경영계에 이어 여야 정치권이 이날 일제히 최저임금 동결론을 제기했다.

특히 여당 내 동결론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경영 여건상 최저임금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대한 동결에 가까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공식 회의에서 나온 공개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을 더했다. 앞서 당내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최저임금 동결론을 주장했고, 최운열 의원도 이해찬 당대표에게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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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야당에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는 27일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이라며 “지금 각계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당연히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해야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현재 의원 등 당 소득주도성장폐지 및 경제활력 되살리기 특위 위원들도 국회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지난 2년간 정부는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로 최저임금을 인상하여 큰 경제적 혼란을 초래했다”며 동결 필요성을 주장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핵심으로 한 요구사항을 내놨다.

이들 단체는 “중소기업계가 지난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생산성을 고려해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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