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미스터피자 “피자뷔페로 흑자 전환 사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년간 영업손실 피자 뷔페로 활로 찾아

외식시장 침체불구 배달보다 매장 집중

1만원대 가성비…평균매출 50~200% ‘쑥’

헤럴드경제

지난 7일 찾은 미스터피자 여의도점 피자 뷔페 매장 모습. 1만900원의 런치 타임에 삼삼오오 모여든 직장인과 가족 단위 고객들이 샐러드 바를 이용하고 있다. 여의도점 매출은 뷔페 매장 전환 후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미스터피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7일 찾은 미스터피자 여의도점 매장. 12시부터 몰려드는 직장인과 가족 단위 고객들로 70석가량의 테이블은 금세 들어찼다. 런치 기준 가격은 1만900원. 샐러드 바 위로는 분주한 손길이 오갔고, 순서를 기다려 차례로 떠 가는 속도에 피자는 쉴 틈 없이 채워졌다. 한때의 유행으로 여겨졌던 기존 다이닝 매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김주식 점장은 “기본 4판씩 제공하는 프리미엄 피자가 런치에만 30~40판이 나간다”며 “피자 뷔페 방문 고객 수는 런치 평균 100명 안팎으로 매장 회전율이 2~3회에 달하는 편”이라고 했다. 올해 초 단품 위주의 기존 매장을 뷔페 매장으로 전환한 후 매출은 작년보다 53%가 늘었다. 뷔페 매장인만큼 샐러드 바와 피자 외에도 각종 핫디쉬, 디저트, 음료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미스터피자는 올 한 해 체질개선의 기로에서 서 있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위원회를 열고 미스터피자 운영사인 MP그룹의 상장 폐지 안건을 재심의했다. 결과는 8개월의 개선기간 부여. 상장 폐기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MP그룹은 내년 2월까지 흑자 전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4년 연속 지속된 적자 구조를 올해 벗어나지 못하면 상장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헤럴드경제

가성비를 앞세운 ‘피자 뷔페’는 미스터피자가 찾은 흑자 전환의 활로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6월 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SRP, Store Revitalization Project)에 착수했다. 영업본부 내 태스크포스인 SRP팀은 마케팅, 메뉴 개발 전문가 및 다이닝 매장 시설 전문가로 구성됐다.

김훈래 미스터피자 매장재활성화프로젝트팀장은 “각 매장의 상권, 고객층, 운영 현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평균 2000만원 안팎의 최소 비용과 최소 시간(1일 휴점)을 들여 최대의 매출 개선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배달 문화 증가로 발생한 내점 고객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전국 272개 미스터피자 매장 중 피자 뷔페로 전환한 매장은 6월 현재 총 30곳이다. 올해 안에 뷔페 매장을 90개까지로 확대, 흑자 전환의 분기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전환 매장의 평균 매출은 50% 이상 올랐고 최대 200% 오른 곳도 있다. 2017년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 사태 후 내리막길을 지속했던 미스터피자로선 새 성장 동력을 찾은 셈이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2010년 내점 고객 기반의 빠른 성장을 이루며 업계 1위(매출 기준)에 오른 바 있다.

피자 뷔페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오는 매력은 무엇일까. 먼저 1만원 안팎의 가성비 전략이 통했다. 이는 배달 피자와 비교해도 저렴한 수준이다. 최근 외식 시장에 1인 고객이 늘어난 점도 변화에 불을 붙였다. 사실 피자는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 혼밥족과 잘 맞지 않은 메뉴로, 함께 먹는 인원이 적을수록 1인당 가격은 높아진다. 이에 착안한 피자 뷔페는 1인 기준 경제적인 가격으로 내점 고객을 늘렸다.

뷔페 매장은 모험일 수도 있다.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음식 회전율은 떨어지고, 인건비와 재료 등 각종 비용만 늘어날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훈래 팀장은 “미스터피자의 핵심은 피자”라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피자 제공 회전율을 높이는데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여의도점은 당일 비가 오는 날씨로 고객이 적을 것을 고려, 평소의 라지 사이즈보다 작은 레귤러 사이즈의 피자로 피자 회전율을 높였다. 점주들의 반응은 뜨겁다. 김 팀장은 “작년 하반기만해도 매장 전환에 점주들을 설득해야 했지만 올해 3월 이후로 3배 이상 문의 전화가 급증했다”며 “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팀의 스케줄은 현재 10월까지 꽉 찬 상태”라고 했다.

미스터피자 흑자 전환에 대해서는 “매출 회복 속도는 뷔페 매장 전환 속도에 달려있다”며 “연말까지 90여개 매장 활성화를 마친 그 순간부터 매출 성장률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정 기자/kula@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