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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내전 끝낸 시리아, 재건 1순위는 아사드 가문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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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내전으로 폐허가 된 국토에서 자기 가문의 동상(銅像) 재건부터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부터 8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은 반정부군과 민간인 등 50만명이 학살되고 사실상 정부군의 승리로 귀결된 상태다.

조선일보

미 애틀랜틱과 로이터통신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바샤르 알아사드(53) 대통령의 아버지 하피즈 알아사드(1971년 집권·2000년 사망·사진) 전 대통령과 형 바셀 알아사드(1994년 사망)의 동상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아사드 가문 우상화를 위한 동상이 들어서는 곳은 반군 세력이 강했던 지역이 많다고 한다. 2011년 당시 시위대가 무너뜨린 중부 홈스의 하피즈 동상은 지난해 8월 새로 세워졌고 야간용 조명과 주변 분수대까지 설치됐다. 이어 10월에는 반군이 강했던 동부 다이르앗자우르에, 올 3월엔 '혁명의 요람' 남부 다라에도 하피즈의 동상이 새로 세워졌다. 지난 4월엔 다이르앗자우르에 형 바셀의 새 동상도 세워졌다. 바셀은 하피즈가 당초 후계자로 키운 장남으로 32세에 교통사고로 사망해 권좌에 오르지 못했지만, 국제공항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등 우상화 대상에 포함됐다. 바샤르 본인의 동상은 아직 안 세웠지만 최근 곳곳에 초대형 초상화가 걸리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폭격으로 집과 병원·학교·도로가 초토화되고 전력과 물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정권 우상화를 위해 세워진 동상의 모습은 매우 기괴하다고 한다. 주민이 반대 시위를 벌이거나 동상을 훼손할까 봐 24시간 병력을 투입해 주변을 감시한다고 한다. 애틀랜틱은 "'동상 정치'는 구소련이나 북한, 중앙아시아 독재국에서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은 반정부 시위나 경제난으로 정권의 위기가 커질 때 동상 건설에 집착하곤 한다"고 했다.

이렇게 고립된 시리아가 동상 재건에 나서는 데는 선대 때부터 '혈맹'인 북한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독재국에 대규모 동상을 수출해 연 수백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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