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전통주 회사로 꼽히는 배상면주가 배영호(60) 대표가 건넨 첫 마디다. 그는 "일본 전통주로 알려진 '사케'도 일본어로 그냥 술이란 뜻"이라며 "전통주로 불리는 우리 술도 현대 한국인의 술, 한주(韓酒)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배상면주가는 스스로를 '우리술문화기업'으로 칭한다.
배영호 대표가 배상면주가 흑자 전환을 이끈 효자 상품인 느린마을 막걸리, 심술을 들고 웃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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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대표는 고(故) 배상면 국순당 창업자의 차남으로 1996년 배상면주가를 설립했다. '산사춘'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이 없어 2015~2017년 3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던 배상면주가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 흑자 전환의 비결에 대해 배 대표는 "고급화·로컬화·다양화 전략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면주가는 고급화·로컬화·다양화 3대 프로젝트에 맞춰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느린마을 막걸리(고급화), 동네방네 막걸리 양조장(로컬화), 심술(다양화) 등을 선보였다. 배 대표는 "느린마을 막걸리는 진짜 전통 막걸리가 그랬듯 쌀·물·누룩 이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고급 막걸리"라며 "동네방네 막걸리 양조장은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사람이 지역 원료를 사용해 그 지역만의 술을 만들자는 콘셉트"라고 했다. 심술 프로젝트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다. 배 대표는 "한 브랜드로 20년을 먹고살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심술 프로젝트는 2~3개월마다 새로운 제품을 숨 가쁘게 출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33년째 주류업계에 몸담고 있는 그는 "배상면주가가 주류업계에서 가장 젊고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제품을 출시하면 소비자가 알아서 따라왔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며 "개인의 취향 발견이 화두인 시대에 호흡이 빨라진 소비자의 욕구를 민첩하게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글로벌 시장은 또 하나의 꿈"이라며 "제품을 수출하기보다는 해외에 직접 진출하고 싶다"고 했다. 배상면주가는 세 가지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올해 50%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배 대표는 "우리 술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싶다"며 "배상면주가가 술 잘 만드는 회사, 전통을 이어가는 회사라는 인식을 넘어 소비자와 함께 진화하는 '영원히 젊은 회사'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했다.
석남준 기자(namj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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