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하량 3억대 회복 전망”
화웨이는 반도체 등에선 ‘매출처’
시장 불확실성 악영향 가능성 커
청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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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경고 목소리에 화웨이를 고객사로 두거나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스마트폰 등에선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 사이에서 ‘새우 등 터질’ 우려도 적잖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호출’한 것으로 지목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9일 중국 당국 움직임과 관련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화웨이 임원이 지난달 이들 국내 업체를 찾아 “부품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한 데 이어 중국 정부까지 압박에 나서면서 부담이 커진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 부심중이다.
상황이 가장 복잡한 곳은 삼성전자다. 화웨이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엔 이익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1510만대(점유율 23%로 1위)로 지난해 무너졌던 ‘3억대’ 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2억580만대(14.4%)를 출하했던 화웨이는 1억2960만대(9.2%)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이기도 하다. 메모리 반도체를 납품받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디(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중 분쟁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은 수요 감소와 ‘재고 처리’를 위한 저가 거래 등 삼성전자에 악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3분기 디램 가격 전망치를 10% 하락에서 10~15% 하락으로, 4분기는 2~5% 하락에서 최대 10% 하락으로 최근 수정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상황은 더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보다 화웨이 및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화웨이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15%로 추정된다. 중국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들 회사와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3사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무역전쟁 상황이 영향을 미칠지도 우려 대상이 된다.
1분기 기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 시장에서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표현이 현실화할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에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의 ‘애국주의’ 소비가 강화할 경우 중국 내수 시장 확대는 더 요원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분기에 1%대를 겨우 회복했다.
이밖에 화웨이에 부품을 납품 중인 엘지(LG)이노텍과 삼성전기, 반대로 화웨이로부터 5세대(G)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를 납품받고 있는 엘지유플러스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는 ‘신중’ 모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개별 업종의 디테일한 부분을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며 “민감한 통상 이슈여서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미·중 무역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직 구성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송경화 홍대선 박민희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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