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날 발표한 ‘중·미 경제무역 협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백서에서 미국이 고의로 미·중 무역협상을 무산시켰다면서도 "우리(중국)는 대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증진하고 양국 간 차이점을 해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도 "우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적인 접근법을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수사(修辭)가 전보다 완화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의 장옌성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에 함께 일하고 싶다는 바램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2019년 6월 2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이 ‘중·미 경제무역 협상에 대한 중국의 입장’ 백서 발간을 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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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와 관변 연구기관, 고위 관료들은 지난 3주 동안 격문(檄文)을 쏟아내며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미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미국이 한편으로 대화를 하면서 한편으로 때리는 조치를 취하는데 대해 중국은 이미 전면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며 "대화의 대문은 활짝 열렸지만 때린다면 끝까지 함께 하겠다(끝까지 싸운다)"고 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도 14일 논평에서 ‘중국 경제는 비바람이 뒤엎을 수 있는 작은 연못이 아니라 큰 바다’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마주할 각종 위협과 도전을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양국 고위 관리들은 오는 8~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구체적인 논의를 하게 될 전망이다. WSJ는 이달 말 G20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제 궤도로 복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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