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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中화웨이냐 美안보정보냐…獨·英에 양자택일 압박하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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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美, 신뢰않는 네트워크 통한 정보전달 허용 못 해"

'시진핑 오른팔' 왕치산 방문 일정에 맞춰 訪獨…'훼방' 놓기?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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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한 국가는 (5G 통신) 장비 사용에 대해 자체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정은 (안보정보 제한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른바 ‘화웨이 봉쇄책’을 구사 중인 미국이 독일을 비롯한 유럽 동맹국들에 ‘5G 통신사업’에서 화웨이를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장을 다시 날렸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의식, ‘화웨이를 5G 통신사업에서 일부러 배제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이들 국가에 ‘안보정보’ 제한이라는 압박카드까지 꺼내 들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대사·차관보→장관…레벨 확 올린 美

독일 수도 베를린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오전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신뢰하지 않는 네트워크를 통해 국가 안보 및 개인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이처럼 밝혔다. 독일을 향한 ‘경고’였지만, 독일이 유럽의 핵심국가라는 점에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 동맹 전체에 보낸 메시지라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화웨이가 자사 장비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게 미국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는 5G 네트워크 장비 구축 사업에서 장비의 보안성을 강화한 채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았다. 미·중 어느 한 편에 설 경우 무역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자 미국은 대(對) 유럽 포문의 레벨을 종전 주독일 미국대사, 국무부 차관보 등에서 국무장관급으로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상대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등판할 태세다. 오는 3일 영국을 국빈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 때 테리사 메이 총리 등을 만나 ‘화웨이 봉쇄책’에 가담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미 언론들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영(訪英) 시기에 맞춰 영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폼페이오의 ‘경고’…왕치산 겨냥한 듯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경고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국가부주석과 방독 일정과 맞물린 시점에 나왔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왕 부주석을 잇달아 만났다고 한다. 왕 부주석은 이 자리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화웨이 부품 공급 중단 사태 등과 관련해 협조를 구하는 등 반(反) 화웨이 전선 이탈을 설득했을 공산이 크다고 미 언론들을 전했다.

사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일 독일 방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당일 오전 ‘국제 안보문제’를 이유로 돌연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해 아델 압델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만났었다. 추후 “고조되는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틀어진 미·독 관계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방독 일정은 지난 24일 최종 확정됐는데, 왕 부주석의 독일 방문 일정을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정해졌다는 점에서, 왕 부주석의 ‘계획’에 훼방을 놓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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