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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삼성 상무 갑질…점심시간 외엔 양치 안 돼, 의자에 아무것도 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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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 지시 논란 커지자

회사측 “조사결과 따라 엄정조치”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한 임원이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근무 규칙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회사가 조사에 나섰다.

중앙일보

폐쇄형 소셜미디어 ‘블라인드’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소속 임원 A씨의 ‘근무 규칙’을 놓고 비판 글이 게시됐다. [블라인드 캡처]


최근 폐쇄형 소셜미디어 ‘블라인드’에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소속 임원 A씨의 ‘근무 규칙’을 놓고 비판 글이 게시됐다. ‘000 규칙 누적 중’이라는 제목의 게시 글에는 “점심시간에 식당에 조금이라도 빨리 체킹하면 개인 KPI(근무평점) 감점” “점심시간 외엔 양치하지 마라” “컴퓨터 본체는 아래로 내려 너희 모니터를 내가 볼 수 있게 해라” 등 강압적으로 보이는 근무 규칙 7가지가 나열됐다.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는 A 상무가 부장급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과정에서 자재 도구를 던지거나 폭언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증언과 목격담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근무 시간이 찍히지 않는 생산 라인으로 출근하라는 명령을 우회적으로 내리거나, 연차 휴가를 낼 때는 ‘대면보고’를 하라는 식의 부당한 지시도 있었다고 일부 댓글은 전했다.

A 상무의 갑질 논란이 사내에 퍼지자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관련 사업부 전 직원을 모아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상무가 ‘양치질 규칙’에 대해 “오후 2시까지는 내가 양보하겠다”고 했고, 의자에 아무것도 걸지 말라는 규칙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옷이 상할까 봐 그랬다”는 변명을 해 직원들이 반발했다고 전해진다.

회사는 파장이 커지자 지난 24일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에게 ‘조직문화에 대해 반성한다’는 취지의 e메일을 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도 사태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조사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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