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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미·중 무역전쟁 동참? 화웨이 규제로 한국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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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화웨이 로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미·중 ‘무역전쟁’에 한국이 처하게 된 상황이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칼날을 겨누고 있는 미국이 동맹인 한국에도 ’참전’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미국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화웨이에 대한 전면 규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 외교부 당국자를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콕 집어 “이 통신사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아웃(OUT)’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미국의 우려 사항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사기업의 의사 결정에 정부가 함부러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일단은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섣불리 화웨이 장비 수입규제에 나섰다가 중국으로부터 보복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현재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화웨이 배제를 충실히 따르는 나라는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 장관은 지난 2월 헝가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화웨이를 쓰면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힘들 것”이라며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는 나라들을 압박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가 5세대 이동통신(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화웨이 외에도 68개 계열사를 올렸는데, 이들과 거래하는 국내기업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일단 정부나 다른 기관으로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공식 입장을 전달받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내년까지 5G망에 공급할 화웨이 물량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미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에선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장비 수입을 중단하면 피해액이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2016년 일어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사태’와 같이 중국이 우리 기업에 보복조치에 나선다면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당시 사드 보복은 중국 내 한국인은 물론이고, 한국 경제와 문화에 대한 차별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CF나 영화, 한·중 합작 드라마에 출연한 연예인들을 하차시키거나 한국 작품의 수입금지 조치로 시작했고, 이어 경제분야로 이어져 그 여파는 여전하다.

특히 국가 안보를 위해 사드에 경북 성주군의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주요 표적이 돼 선양과 청두에 건축하고 있었던 롯데월드 공사가 압력에 의해 중단됐고, 중국 내 롯데마트 55개 점포가 무더기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알리바바 등 현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롯데 계열의 제품이 단계적으로 퇴출됐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에 ‘백도어’가 존재해 스파이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에 따라 중국을 압박하려는 명분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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