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정으로 피자가게서 靑 자영업비서관, 관련 부처 국장 모아놓고 간담회
"30명 근무하던 매장에 직원 1명뿐" 최저임금 인상에 거센 비판 나와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기구인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를 앞세워 15일 민생대장정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7일부터 9일째 이어오고 있는 민생대장정을 "가짜"라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민생대장정'이 "진짜'라고 했다.
그런데 을지로위원회가 자영업자 대책을 현장에서 찾겠다며 이날 개최한 간담회에선 "최저임금이 너무 올라 문을 닫은 동료 업주들이 많다"는 하소연이 쏟아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챙기겠다'고 말하면서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진짜 민생 대장정 : 2019 민생바람 출정식'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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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짜 민생대장정 : 2019 민생바람' 출정식을 열었다. 이해찬 대표는 출정식에서 "오늘부터 민생 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며 "앞으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한국당의 '가짜' 민생 행보에 맞서 '진짜' 민생 바람이 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황 대표를 향해서는 "한국당의 '민생 투쟁 대장정'은 민생과 '투쟁'하며 대권을 향하는 대장정이자, 자기들만의 밥 그릇 투쟁 대장정"이라며 "황 대표의 백팩에는 민생은 없고 고장 난 나침반과 대권지도만 가득하다"고 했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들은 출정식 후 서울 문래동에 있는 미스터피자 당산점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 위원장, 을지로위원장을 지낸 우원식 의원, 제윤경 의원, 인태근 청와대 자영업비서관과 공정거래위원회 고병희 유통정책관, 산업통상자원부 조영신 중견기업정책관, 중소벤처기업부 김형영 소상공인정책관이 참석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당초 현 정부가 자영업자 대책으로 실시한 카드수수료 인하 후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요구사항을 들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간담회가 시작되자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일환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쓴 소리가 쏟아졌다. 김진우 미스터피자 가맹점협의회 회장은 "2018년, 2019년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돼 자영업자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 매장도 과거 25~30명이 근무했지만, 지금은 저를 제외한 직원이 단 1명"이라고 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해서도 "줄어든 수수료 비용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난 비용보다 많지 않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미스터피자 당산점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민생대장정 '자영업대책 현장에서 답을 찾다'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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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지난 5년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50% 이상 증가했다. 가맹점주는 임대료와 인건비, 기타 비용 등 해가 갈수록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은 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종업원 30인 미만 사업주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해서 "지금 한계상황"이라며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조건인) 4대보험에 가입하면, 저희에게 비용이 전가된다. 2대보험(고용보험, 산재보험)에만 가입해도 신청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 정권은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하지만, 이날 중소상공인들은 경기가 나쁘다고 했다. 김진우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이 매장을 구할 때 빈 점포가 없어 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주변에 빈 점포가 많다"며 "정부가 내놓은 자영업자 대책을 쭉 읽어 봤는데 피부에 와 닿는 게 없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가맹점주 단체 대표들은 관련 법을 개정해 △가맹계약 갱신 요구권 10년 제한 삭제 △광고판촉비 사전동의권 도입 △통신사 할인비용 가맹점에 전가 방지 △정당한 이유 없는 거래조건 협의 거절 금지 △점주단체 신고제 도입 등의 내용을 실시해달라고 민주당에 요청했다. 또 자영업자를 위해 △제로페이가 확산될 수 있도록 소비자 유인책 확대 △아르바이트 직원이 2대보험에만 가입하더라도 일자리 안정자금 지급 △주휴수당 한시적 지원 등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인영 원내대표는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시급한 과제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고, 우원식 의원은 "(자영업자 대책이) 체감되지 않는 다는 것은 상당히 뼈 아픈 지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경영 상황이 악화된 주 원인으로 제기된 최저임금 급격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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