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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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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낙태금지법 통과에…할리우드 배우 “섹스파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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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출범뒤 연방법원 보수화
각 주 앞다퉈 ‘낙태금지법’ 제정 나서

조지아주 ‘태아 심장박동법’ 통과되자
배우 겸 가수 알리사 밀라노 트위터에
“신체 자주권 찾기 위해 성관계 말자”

조지아주서 촬영 영화·TV 출연 거부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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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배우 겸 가수인 알리사 밀라노가 일부 주들의 낙태 금지법 제정 움직임을 막기 위해 여성들에게 ‘섹스 파업’을 촉구하고 나섰다.

밀라노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출산권이 사라지고 있다. 여성들이 우리 자신의 몸에 대한 법적 지배권을 가질 때까지 우리는 임신의 위험을 무릅쓸 수 없다”며 “우리가 신체의 자주권을 되찾을 때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는 일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밀라노의 트위터 호소에 동료 배우이자 가수인 벳 미들러 등이 동조하고 나섰고, 12일까지 3만건이 넘는 ‘좋아요’가 달리고 1만번 이상 메시지가 리트위트됐다.

밀라노가 여성들에게 섹스 파업을 촉구한 것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가 강력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이른바 ‘태아 심장박동 법안’에 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임신 6주는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시기기도 하지만, 입덧을 비롯한 신체적 현상이 임신 9주께나 돼야 나타나기 때문에 여성들이 임신한 사실조차 모를 수 있는 시기기도 해, 낙태 금지 찬반 진영의 날선 논쟁이 이뤄져왔다.

한겨레

밀라노를 비롯해 에이미 슈머,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알렉 볼드윈, 숀 펜 등 할리우드 배우 50명은 지난달 만일 법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조지아주에서 촬영되는 티브이(TV) 시리즈나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공개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조지아주가 최근 세금 혜택까지 주며 영화 제작사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데, 이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조지아주는 <헝거게임>과 <블랙팬서>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비롯해 지난해만 455편의 티브이 시리즈와 영화 촬영을 유치하며, 27억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 작가조합이 법안 통과에 앞서 비판 성명을 낸 데 이어, 미국 영화협회역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로 24주까지는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여성의 헌법상 권리를 인정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를 뒤집으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낙태 금지를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등 보수 성향의 인물들을 연방대법관에 임명하면서, 위헌 소송으로 가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주들이 낙태금지법 제정에 나서고 있어서다. 조지아주를 비롯해 올해 들어 텍사스와 미시시피 등 11개 주에서 태아 심장박동 법안을 채택하거나 이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켐프 주지사의 서명에 따라 조지아주에선 내년 1월1일부터 낙태금지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미국가족계획연맹 등 시민단체들은 법정에서 위헌 여부를 가리겠다고 벼르고 있어, 향후 이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시시피주와 켄터키주를 비롯해 이미 법안이 통과된 주에서도 이미 위헌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켄터키주의 경우, 지난 10일 켄터키 서부지방법원이 낙태 시술 방법 중 하나인 ‘경관확장자궁소파술’을 금지토록 한 법안 내용이 헌법에서 보장한 여성의 낙태권에 “상당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판결하며,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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