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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노키아 5G 장비 공급 지연에 웃음짓는 삼성전자·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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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의 5세대(G) 기지국 네트워크 장비 공급이 지연되면서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웃고 있다. 5G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만큼, 한국 시장 장비 공급은 전세계 5G 장비 공급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노키아의 장비 공급이 늦어지는 만큼 이미 장비를 공급한 삼성전자나 화웨이가 유리해진다는 말이다.

2일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뿐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모두 노키아 대신 삼성 등 다른 제조사 장비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며 "테스트 결과 노키아 장비의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고, 공급도 늦어지는 등 한국 시장에 큰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KT 5G 커버리지 맵’에 따르면 5월 1일 기준으로 KT에 공급된 5G 기지국 장비는 삼성이 3만1044개, 에릭슨LG가 3432개, 노키아가 2885개다. 노키아의 경우 당초 예상됐던 물량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공급한 양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공급에 허덕이고 있다.

조선비즈

5월 1일 기준 KT 5G 커버리지 현황. KT 제공 KT는 이미 노키아 장비 대신 삼성전자 장비를 추가로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세계 굴지의 통신장비업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통신장비 점유율은 에릭슨(29%), 화웨이(26%), 노키아(23%), 삼성(5%) 순이다.



5G 장비만 놓고봐도 노키아는 20%의 점유율로 삼성(21%), 에릭슨(24%)과 함께 선두권이다. 하지만 장비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니 국내 통신사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특히 최근 5G 품질 저하 문제로 빠른 기지국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키아 장비 공급이 늦어지는데에는 두가지 원인이 꼽힌다. 첫 번째는 다른 제조사와 비교해 구매요청서(PO) 전달이 지연됐고, 두번째는 국내 제조업체와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하다보니 시간이 소요됐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노키아가 KMV라는 국내 업체와 5G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 동남아 등 해외 수출을 위한 논의까지 진행되며 국내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MW는 무선주파수를 방사해 정보를 교환하는 통신 방법인 RF 장비부품을 개발하는 중견 통신장비회사다. 이에 대해 노키아 관계자는 "추가로 공급될 제품에 대해서도 시일에 맞춰 공급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를 수도권에만 설치 중이지만, 지방 기지국 구축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지방에도 화웨이 장비를 채택해 공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화웨이는 기존 장비와 5G 간 호환을 위해 LTE 장비까지 무상으로 교체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만약 화웨이 장비 보안 이슈와 관련한 미국의 압박과 영향력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LG유플러스가 추가 도입에 나선다면 SK텔레콤과 KT 또한 가격이 저렴한 화웨이 장비를 채택할 수 있다. 화웨이 장비가 타사 제품보다 30~4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통신사들로부터 추가적인 제안은 없었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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