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낮, 바른정당계 ‘의총 쿠데타’ 무산
26일 저녁, 정개특위 김성식·김동철 불참
27일 오전, 김관영 “패트 포기”…민주 ‘낙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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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9일 밤과 30일 새벽에 걸쳐 선거제·사법제도 개혁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을 의결함으로써 5박6일에 걸친 패스트트랙 대치 정국이 막을 내렸다.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에 따른 바른미래당 내분과 자유한국당의 물리적 저지에 막혀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여야 4당 원내지도부는 그때마다 긴밀한 논의로 돌파구를 찾았다.
■ 사개특위 위기가 정개특위로까지 번진 26일
26일 저녁 8시 국회 정개특위·사개특위 전체회의가 동시에 소집됐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찬성파로 알려진 정개특위 소속 바른미래당 김성식·김동철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심지어 김동철 의원은 지역구가 있는 광주로 내려가버렸다. 두 의원 중 한명은 참석해 찬성표를 던져야 4당이 합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날 김관영 원내대표가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강제로 물러나게 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이 4당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려다 뜻하지 않게 정개특위까지 어려움에 처하게 된 셈이었다.
이런 상황은 토요일인 27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한때 더불어민주당에 ‘패스트트랙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크게 낙담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주말 동안 권은희·김성식·김동철 의원 등을 연쇄적으로 만나 설득에 나서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반전됐다. 김 원내대표는 주말 논의 결과를 반영해 29일 오전 ‘별도 공수처법을 발의하겠다’고 깜짝 제안을 했고,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이 제안을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돌파구가 마련됐다.
■ ‘김관영 불신임’ 실패
26일 낮에도 한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이날 패스트트랙에 반대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오신환·권은희 사보임’을 이유로 김 원내대표 불신임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원내대표 불신임안’이 의결된다 해도 김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했고 패스트트랙 추진도 동력을 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재적의원 24명 중 9명만 참석해 의결정족수조차 채우지 못하면서 의총은 어떤 의결도 하지 못했다. 이들은 ‘김 원내대표가 사개특위 위원에서 강제로 사임시킨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다시 복귀시키면 불신임안 추진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성 회견을 하는 데 그쳤다.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 오신환·권은희 강제 사보임 순간
패스트트랙 성사의 열쇠를 쥔 바른미래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분에 시달렸다. 시작은 ‘오신환·권은희 의원 사보임’이었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지정 투표를 하기로 합의한 지난 25일 새벽, 오신환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오 의원이 반대하면 패스트트랙 지정은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끝내 설득에 실패했고, 결국 오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물러나게 했다. 오 의원은 극렬 반발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막판까지 법안 개정 논의에 참여했던 권은희 의원도 김 원내대표가 ‘뜻이 다르다’며 사퇴시켰다.
‘권 의원 강제 사보임’은 패스트트랙 찬성파인 국민의당 출신 일부 의원들마저 김 원내대표에게서 등을 돌리게 했다. 결국 김 원내대표는 이튿날 “당내 다른 의원님들께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저도 잠시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반대파는 국회 대치 기간 내내 이 사보임이 ‘위원의 의사에 반한 불법 사보임’이라고 주장하며 패스트트랙 추진의 정당성을 공격했다.
김원철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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