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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꾀병 부려 얻은 마약 밀수출...12억 챙긴 미국인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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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는 거짓말로 의료용 마약을 처방받아 32개국에 밀수출한 미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노원경찰서는 미국 국적 남성 A씨(39)를 지난 11일 구속해 17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펜타닐 패치와 옥시코돈 등을 841회에 걸쳐 밀수출하고 비트코인으로 1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

노원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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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3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시내 병원들을 돌며 "예전에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온몸이 아프다"며 의료용 마약을 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타간 마약을 복용해 검거 당시 의존도가 심한 중독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펜타닐 패치와 옥시코돈 등을 841회에 걸쳐 12억원어치를 밀수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알약류는 컴퓨터 마우스 안쪽에, 패치형태는 서류·책 사이에 숨겨 택배로 보내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부쳐준다고 광고를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5년 넘게 이어진 그의 범행은 미국 국토안보부(DHS)에 의해 꼬리가 잡혔다. 첩보를 입수한 국정원·서울본부세관·경찰은 함께 수사를 벌여 경기 성남시에서 그를 검거했다.

A씨는 "영어강사 일자리를 잃고 난 뒤 돈을 벌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미국에서도 마약류를 투약한 전력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미국 사람이다 보니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았다는 사실이 기록되지 않는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내국인이 아니라서 다른병원에서도 처방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A씨의 부인인 한국인 B씨도 자신의 이름으로 약을 처방받게 하는 등 그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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