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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단독] 벼랑끝 르노삼성 정상화 신호…공장 가동중단 일수 5일→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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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르노삼성자동차가 당초 오는 29일부터 닷새로 계획했던 부산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지) 조치를 사흘로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셧다운 조치에 따른 부산지역 경제와 부품 협력사 충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은 또 올해 일본 닛산자동차의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사진) 생산 종료 시점을 9월 말에서 연말로 연장해 회사의 생산절벽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셧다운 일정 축소 계획을 주요 부품 협력사에 통보했다. 회사는 이달 29~30일, 다음달 2~3일을 단체휴가로 정하고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근로자의 날'(5월 1일)을 포함하면 셧다운 기간은 닷새에 이른다. 하지만 유례 없는 셧다운 계획으로 부품 협력사 불안이 커지면서 일정을 사흘로 줄인 것이다.

르노삼성의 셧다운 일수 조정은 이번주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는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 타결에도 동력을 실어주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에 단체휴가 일수를 축소해 통보한 것은 지역경제와 노사 협상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했다"며 "이 같은 회사 취지에 공감해 이번주 임단협이 타결에 이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닛산 로그 생산을 연말까지로 늘리면서 임단협 타결 기대감도 커졌다. 닛산이 통보했던 감산량(10만→6만대)에는 당장 변동이 없지만 노사 간 임단협이 조속히 타결되면 추가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속단할 수는 없지만 임단협이 조속히 타결되고 로그 판매 증대가 맞물린다면 추가 물량을 따낼 수도 있다"며 "연말에 생산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 노사는 23일부터 사흘간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한 집중 교섭을 진행 중이다. 노사가 합의에 이르면 프랑스 르노그룹에서 신형 크로스오버 SUV 'XM3'의 유럽 수출 물량 8만대(연간)를 부산공장에 추가로 배정해 생산절벽을 피할 길이 열린다. 특히 미국이 올 하반기 협상을 거쳐 유럽연합(EU)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고율 관세(최대 25%)를 부과하고 한국산 차량에 대해서는 유예한다면 수출 기지로서 르노삼성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진다.

다만 자동차 업계는 르노삼성이 임단협 장기화로 XM3 수출 물량 확보에 실패하고 올해 말 로그 위탁생산 종료까지 겹치면 연간 20만대 생산 실적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본다. 사실상 내수기업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이날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임단협이 타결되거나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국내 고객 신뢰를 잃는다면 절반의 성공에도 못 미친다"며 "부산공장의 지속 가능성과 상관없이 고객 신뢰 회복과 내수 판매 증진을 위한 경영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서울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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