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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베네수엘라, 러시아 통해 '원유 세탁'…美제재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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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가 베네수엘라산 석유 대신 판매…美 제재에도 자금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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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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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 국영기업을 통해 원유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몰아내려는 미국의 제재 효과가 반감되면서 베네수엘라의 정치 파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에 최근 원유 거래 관련 송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석유 거래는 1~3개월에 걸쳐 진행되지만, 로스네프트는 할인된 가격에 대금을 즉시 지불하고 원유는 나중에 받기로 했다. 1~3개월 안에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로스네프트가 주요 에너지 기업에 대신 팔아주면서 미국의 제재를 피해 판매자를 '세탁'하는 형식이다.

로스네프트가 판매를 시도한 기업 중에는 인도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릴라이언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릴라이언스는 지난달 매일 39만배럴 어치의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수입했으며, 이달에도 로스네프트로부터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구매했다. 릴라이언스 측은 중국과 러시아 기업에 대금을 지불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로서 마두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미국의 계획이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석유사업을 겨냥하며 PDVSA에 제재를 가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PDVSA를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한 자금처로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다.

현재 베네수엘라 시민들은 악화된 치안과 식량 부족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올해 물가상승률도 800만%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지난 1월 마두로를 몰아내자며 임시대통령을 자처했고, 미국 등 서방 50여개국은 과이도 의장을 대통령으로 인정한 상황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가 국제법상 불법이라며 베네수엘라와 협력하겠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가 가해진 지난 1월부터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마두로 정권과 논의해왔다.

한 소식통은 대금 중 일부는 러시아 은행인 에브로파이낸스 모스나르방크에 보관됐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베네수엘라와 거래한 혐의를 적용해 에브로파이낸스 모스나르방크를 제재 명단에 추가한 바 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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