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서 여학생…"성추행 신고하자 몸에 불 붙여 살해" 참혹한 비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뱅크

학교 교장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고소한 한 여학생이 화형을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소도시 페니에서 이슬람 학교를 다니던 누스랏 자한 라피(19)는 지난달 27일 교장실로 불려가 교장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성범죄를 사회적 수치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당사자들이 제대로 된 도움을 못 받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라피는 같이 살고 있는 가족들의 지지를 받아 용기를 내 가해자인 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정당히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경찰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라피의 진술을 받는가 하며 핸드폰을 이용해 영상을 찍으며 그녀에게 얼굴을 보이라고 강요하는 등 부적절한 수사가 이루어졌다.

교장은 라피의 신고로 체포됐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 라피를 규탄하면서 교장의 석박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편 지난 6일 사건 발생 11일째, 교장에 고소를 취하하라는 일당에게 라피는 보복을 당했다.

이날 이들은 라피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러 자살처럼 꾸며 살해하려고 했다.

이 사건으로 라피는 전신의 80%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지만 4일 만에 숨졌다. 이에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15명을 체포했고 그중 7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사건 소식을 전해들은 방글라데시 현지 여성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피해자 가족에게 “살인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며 엄벌로 다스릴 것을 약속했다.

신우진 온라인 뉴스 기자 ace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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