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위한 외형확장 준비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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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1998년 CJ CGV가 우리나라 최초의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을 강변에 선보인 이후부터 국내 영화관 업계는 ‘1강 2중’의 구도가 10여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 압도적 국내 인프라를 보유한 CGV의 1강 그리고 롯데시네마(현 롯데컬쳐웍스 영화관 사업부문)와 메가박스의 2중 구도다. 그런데 최근 변동이 없을 것만 같은 이 경쟁 구도에 업계 3위 메가박스가 인프라 영역을 넓히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지난 4월 5일 경남 양산 라피에스타점을, 17일에는 대전 중앙로점등 새로운 지점을 연달아 열었다. 이는 업계 1위인 CGV가 국내 시장에서는 극장을 쉽게 확장하지 않는 행보와 대조된다. 이러한 메가박스의 기조는 2016년부터 두드러졌다.
전국 메가박스 극장 수는 2016년 85개에서 지난해 100개까지 늘어났다. 이를 증가율로 환산하면 약 17.6%로 같은 기간 업계 최대 증가폭이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CGV가 15년 동안 운영해왔던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점의 사업권을 높은 입찰가격으로 획득했다. 당시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최저 입찰금액인 21억원보다 약10억원 높은 30억원대를 제시했다.
여기에 메가박스는 3월 내년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코엑스몰점 20년 임대차계약을 지난해 연장했다. 20년의 계약 기간 동안 메가박스는 코엑스몰의 운영 주체인 한국무역협회에 연 수익의 5.04%를 임차료로 지불해왔다. 지난해 계약에서는 영업수익과 관계없이 최소 보장금 13억4800만원으로 임대차 계약 조건을 갱신했다.
상장 준비를 위한 외형 확장과 위험요소
이러한 확장의 배경은 메가박스가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2월 메가박스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주요 증권사 8곳에 발송했고 최종적으로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주관사 자격을 따냈다.
상장을 전제한다면 메가박스가 외형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적절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외적 확장을 통한 국내 극장시장 점유율의 확대는 메가박스의 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메가박스의 기업가치를 약 7000억원에서 최대 9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외형 확장으로 인한 성과들이 확실하게 가시화되면 상장의 확장 전까지 추가로 기업 가치는 더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메가박스의 외형 확장은 몇 가지의 위험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롯데 상암동 쇼핑몰의 조성이다. 서울시와의 의견 차이로 지지부진했던 상암동 복합쇼핑몰 부지 개발의 건이 최근 확정됐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월 10일 “사업 인허가 절차를 지역상권 상생 협의와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약 6년 동안 멈춰있던 상암동 롯데몰의 개발은 서서히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미디어 기업, 스타트업 등 약 400개 업체가 상주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큰 상권이 마련된 이곳의 입지를 고려하면 롯데는 쇼핑몰에 계열사인 롯데컬쳐웍스의 극장 롯데시네마를 입점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상암동 지역의 극장이 메가박스 한 곳만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분명 롯데시네마의 입점은 메가박스가 막대한 돈을 들여 사업권을 따낸 상암점의 모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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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정점을 찍은 후 2016년부터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 국내 극장 관객 수.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또 한 가지 문제는 국내 극장 관객 수의 감소 추세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억2729만1781명으로 역대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국내 박스오피스는 이듬해인 2014년 1억770만3922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2015년 1억1294만1882명으로 관객 수는 잠시 반등했으나 2016년 1억1655만5889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OTT(Over The Topㆍ온라인 실시간 동영상 송출) 등 영화관이 아닌 장소에서 영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영화관의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일련의 위기 상황은 어디까지나 메가박스에게 최악의 조건만을 가정한 것이기에 현재의 외형 확장이 옳은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을 제외하면 메가박스의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외형 확장에 힘입은 증시 상장과 추가 성장은 분명 ‘할 만한’ 도전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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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개봉작품의 관객 수에 따라 매출이나 수익의 변동성은 있지만 직영점을 중심으로 한 확장 전략으로 국내 점유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어 메가박스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현재 추세를 감안할 때 2022년까지 메가박스의 연 평균 매출 성장률은 8.4%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가박스의 외형 확장 행보로 국내 영화관 산업의 경쟁구도가 움직이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과연 메가박스는 CGV가 1강으로 버티고 있는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시장 2위 사업자인 롯데컬처웍스는 여기에 대해 또 어떤 대응 전략을 내놓을까.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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