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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그는 왜 인기 비행사에서 독립운동가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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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창남 서른 해의 불꽃같은 삶
길윤형 지음/서해문집·1만7000원

“치여다 보면 안창남이요, 나려다 보면 엄복동일세.” 식민지 시기 조선인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안창남은 조선 하늘을 최초로 비행한 조선인 비행사다. 안창남은 1922년 고국 방문 비행 당시 경성 인구의 6분의 1에 이르는 5만여명이 여의도 비행장에 운집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식민지 시기 활약한 인물들에 견줘 그 이름이 낯설 정도로 그의 삶을 구체적으로 다룬 시도는 거의 전무했다. 관동대지진 이후 ‘인기 비행사’에서 ‘독립 운동가’로 행보를 바꾼 그의 30년 삶이 책 한 권에 담겼다.

<안창남 서른 해의 불꽃같은 삶>은 “안창남은 서울 사람이다”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그의 삶을 추적한다. 1901년에 태어난 안창남은 학창 시절 일본·미국인 비행사의 비행을 목격한 뒤 비행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천재 비행사’라는 명성을 쌓으며 1922년 두 차례에 걸쳐 고국 방문 비행에 성공한 것도 잠시, 그는 이듬해 간토대지진과 뒤이은 조선인 학살을 목격한 뒤 독립운동에 헌신하기로 결심한다. 안창남은 중국으로 떠나 독립군 건설을 위한 군자금 모집을 시도하는 등 독립 운동을 이어가다 1930년 30살의 나이에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안창남을 면밀히 다룬 관련 자료도 적을뿐더러, 당시의 언론 보도가 대부분 풍문에 근거한 상황에서 저자는 다양한 참고문헌을 활용해 그가 살았던 시대상을 묘사한다. 책 곳곳에서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당시 자료들은 마치 안창남의 팬이었던 조선인이 되어 당대를 여행하는 것 같은 재미를 더한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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