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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노란 조끼에 ‘세월호’ 기억 새기며 공동체 소중함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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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상주모임’ 5주기 추모행사

‘바느질로 그리는 나의 4·16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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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만나 바느질을 하면서 세월호 이후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어요.”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 김옥진(45)씨는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바느질로 그리는 나의 4·16 이야기전’을 처음 제안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기획전의 모티브는 안전사회를 기원하며 2014년 11월부터 1000일 동안 마을을 돌았던 ‘천일순례’ 때 시민들이 입었던 노란 조끼다. 올해 광주 4·16 추모문화제의 총연출 감독을 맡은 김씨는 “벌써 5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만든 노란 조끼를 입고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우리가 상주가 되자”며 만든 광주시민상주모임은 유족들의 심정으로 삼년상을 치른 뒤 마을 속으로 들어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푸른길·금호·운천·화정 마을촛불모임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출퇴근 때마다 세월호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피케팅을 5년째 하고 있다. 문산·양산·용봉·풍암 마을 회원들은 마을 안전문제 등 등 공동체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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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화(48)씨는 “회원 2명과 함께 지난달 25일부터 모두 8차례에 걸쳐 마을 모임을 찾아다니며 회원들과 90여 벌의 노란 조끼에 글과 문양을 새겼다”고 말했다.

10대 학생부터 20대 대학생, 40~50대 아줌마·아저씨들이 손바느질에 참여했다. 회원들이 새긴 세월호와 팽목항 등대, 촛불과 나비 등의 문양을 보고 작품 제목을 달았다.

광주시민상주모임은 16일 광주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4·16 추모 문화제에 노란 조끼들을 전시한 뒤, 노란 조끼를 입고 금남로와 충장로 거리를 순례했다.

4·16 바느질 전의 또 다른 수확은 회원들 사이의 소통이었다. 바느질을 하면서 참사 당일에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못해 느꼈던 무력감, 진실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또 세월호 이후 각자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임씨는 “결혼 이후엔 아이만 키우던 나도 세월호 이후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적 참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옥진 총연출 감독은 “마을 촛불 모임에 참여하면서 사람들이 서로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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