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빛’ 물든 안산…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 열려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후 3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억식’이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렸다.

기억식에는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 등 희생자 유가족과 유은혜 교육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이재명 경기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에 참가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기억식은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추모하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재단이 공동 주관한 기억식은 안산시 전역에 1분간 울리는 추모 사이렌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사이렌에 맞춰 일제히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일부 시민은 자리에 서서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이날 행사는 추모 사이렌·묵념, 추도사, 기억 공연, 영상 상영, 글 낭송과 합창 등 순으로 진행됐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그 많은 희생이 왜 일어났는지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며 "완전한 진상 규명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로 큰 아들을 잃은 장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따뜻한 곳에서 친구들과 참사 당시 끔찍했던 기억을 다 잊고 마냥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개최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에 5000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박소정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 학생 장애진(22)씨의 편지 낭독이 이어졌다. 장씨가 글을 읽어내려가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씨는 "너희들에 대한 그리움은 약간의 죄책감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워서 그냥 울고 싶은 날이 있지만, 울게 되면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이 생각나 참는 게 습관이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먼훗날 소중한 너희들에게 가게 되는 날 부끄럽지 않은 내가 돼 가겠다"고 했다.

이날 기억식에 앞서 오후 1시쯤에는 안산 시내에서는 8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1.5㎞의 거리를 행진했다. 노란색 바람개비를 각자의 손에 든 이들은 안산 고잔역 앞에 모여, 안산교육지원청에 있는 ‘4·16기억교실’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다녔던 단원고를 차례로 거쳤다. 하교(下校)하던 일부 단원고 학생들은 시민 행렬을 향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16일 오후 1시 안산시 단원구 고잔역을 출발한 시민 행렬이 ‘4·16기억교실’과 단원고를 거치는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18년간 안산에 거주했다는 이상용(51)씨는 "5년이 지난 오늘도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행진에 함께 했다"고 했다.

안산 단원구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된 단원고 4·16기억교실에는 이날 오전부터 단원고 재학생을 비롯한 일반인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4·16기억교실 관계자는 "5주기인 이날 오전에만 전국 각지에서 100여 명이 방문했다"고 했다.

16일 오후 1시 안산시 단원구 고잔역을 출발한 시민 행렬이 4·16기억교실과 단원고를 거치는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16일 오후 1시 세월호참사를 기리며 행진에 참여한 시민 800여명이 단원고등학교 정문에 들어서고 있다. /박소정 기자

16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4·16기억교실’에 차려진 한 교실의 모습. /박소정 기자

16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4·16기억교실’을 방문해 교실을 둘러보고 있는 방문객들. /박소정 기자

16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4·16기억교실’에 차려진 한 교실의 모습. /박소정 기자

[안산=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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