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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헤어볼 토하는 고양이, 정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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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

월 2회 이상 토하면 초음파 검사 필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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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절반 이상을 자는 고양이는 깨어있는 시간의 4분의 1을 털고르기(그루밍)에 보낸다. 뻣뻣한 돌기가 촘촘히 난 혀로 빗질하면서 빠진 털은 삼킨다. 당연히 깔끔한 성격이거나 장모종, 무료한 시간을 그루밍으로 달래는 실내 고양이일수록, 또 봄·가을의 털갈이 철에 털을 많이 먹는다. 섭취한 털은 대부분 배설하지만 일부는 위장에 모여 ‘헤어볼’(털 뭉치)을 형성한다. 단모종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체중 1㎏당 연간 28g의 털이 빠지며, 그 가운데 3분의 2를 삼킨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고양이가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온몸을 뒤틀며 이상한 물체를 힘들게 게워내는 모습을 보는 건 안쓰럽다. 위장에 있던 헤어볼은 좁은 식도를 거쳐 나오는 동안 기다란 원통형이 되어 배설물 비슷한 형태이지만, 내용물은 삼킨 털이 뭉친 것이다. 헤어볼 토하기는 그루밍을 하는 고양이에게 숙명 같은 행동이고 건강에 지장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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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학계에서는 헤어볼 토하기가 고양이에게 흔하게 일어나지만, 일상적인 행동으로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배출되지 못한 헤어볼이 자칫 창자를 막는 위험한 사태를 부를 수 있는 데다, 헤어볼이 있는 고양이는 애초 장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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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노스워디 미국 알라모 고양이 건강 센터 수의사 등이 한 일련의 연구가 유명하다. 연구자들은 2008∼2013년 사이 내원한 300마리의 고양이를 수술 치료한 결과를 2013년과 2015년 ‘미국 수의학협회 저널’에 실었는데, “잦은 구토를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자들은 “고양이에게 만성적인 작은창자 질환이 매우 광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 질환이 헤어볼 형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헤어볼이 있든 없든 잦은 구토, 체중 감소,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면 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연구자들이 제시한 기준은 ‘월 2차례 이상 구토’였다.

장 질환과는 별개로 헤어볼의 배출을 촉진하기 위해 섬유질이나 윤활 성분이 든 먹이를 주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사탕수수나 사탕무 같은 섬유질이 헤어볼 형성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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