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안산교육청 신청사 땅 헐값 매각 안돼”
“공공기관 신뢰 무너져” 비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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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과 11명의 교사를 기리기 위한 공간인 ‘4·16민주시민교육원’(민주교육원)이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착공도 못 하고 있다. 설계를 마치고도 안산시가 안산교육청이 옮겨갈 땅을 “헐값에 팔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기존 교육청 터에 조성될 민주교육원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경기도교육청과 안산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와 도의회,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세월호 가족협의회 등은 2016년 5월, 민주교육원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안산시가 터를 제공하면 도교육청이 참사로 희생된 학생과 교사가 쓰던 교실과 책상 등 유품을 안산교육청 자리에 원형 그대로 복원해 민주시민교육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들 여러 기관이 어렵게 합의했지만, 민주교육원 조성은 3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안산시와 도교육청은 지난해 2월 안산교육청을 단원구청 건너편인 초지동 666번지 일대(7천㎡)로 옮기고, 기존 안산교육청 터에는 민주교육원을 만들기로 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3월 용지매입비 70억원 등 322억원이 들어갈 안산교육청 신청사 건립안을 승인했고, 도교육청은 지난달 민주교육원 실시설계까지 끝냈다. 하지만 공사는 첫 삽도 못 뜬 상황이다.
안산시는 현재 체육용지인 초지동 666번지 일대 땅을 대지로 바꾸면 70억원인 현재 땅값의 3배 이상인 200억원은 받을 수 있다며 땅을 도교육청에 제공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와 함께 초지동 땅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은 전임 시장이 임의로 한 것이고, 시의회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애초 민주교육원은 단원고 옆에 조성하려고 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도교육청 등이) 시민의 재산을 헐값에 매각하라고 하는데, 행정 절차를 무시하고 정치적 수사와 약속을 우선할 수는 없다”며 “교육감과 전임 시장이 약속했다는 아무런 증빙이나 근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시장은 또한 “초지동 666번지 일대로 안산교육청을 이전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도 도교육청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 시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약속을 지키라고 안산시를 압박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땅값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전임 시장이 했어도 그 당시 결정에 따라 교육부도 의결했고, 당시 국무조정실장이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경기도의회와도 합의한 것”이라며 “안산시가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공공기관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다. 합의가 무산되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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