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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증거없다" 뮬러 특검 결과에 찬물맞은 美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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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행태 자아성찰 필요" 목소리 나와

"후세인에 WMD 있다는 주장 그대로 믿은 것과 유사"

뉴스1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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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의 러시아 유착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검이 "공모의 증거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가장 타격을 입은 곳 중 한 곳은 다름아닌 미국 주요 언론이다.

2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지난 22개월간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중 일부가 저지른 범죄 행위가 밝혀질 것처럼 쉴새없이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결국 뮬러 특검이 '트럼프 선대본부가 러시아와 결탁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자 당혹감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미국 내 보수 진영과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자국 언론보도 행태에 일종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관리를 지낸 웨인 메리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스캔들 보도에 과잉 흥분한 미국 언론들에겐 자아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언론 보도가 모두 틀린 건 아니었겠지만 트럼프 측이 러시아와 협력해 대통령이 됐다는 근본적인 주장에 대한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이라크 전쟁 당시 사담 후세인에 대한 언론 보도 행태와 비교하는 주장도 나왔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프리랜서 기자 시모어 허시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했다는 미국 행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던 당시 언론들의 모습 같다"고 비판했다. 후세인이 WMD를 보유했다는 정보는 나중에 허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매트 타이비 롤링스톤 편집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스캔들은 이 시대의 WMD다"라면서 "미국 언론은 명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으로부터 받고 있는 혐의가 없다고 대중은 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뮬러 특검이 트럼프 선대본부가 무죄라는 판단을 단언한게 아닌 만큼 언론 보도를 무작정 비판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언론윤리학자 스티븐 워드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공정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공격적이고 헌법에 도전하는 대통령에 대해 언론은 보도했어야 한다. 언론은 (뮬러 특검 보고서의) 사본을 손에 넣는대로 즉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일단' 승기를 쥔 백악관은 미국 내 주요 TV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 일부 반(反)트럼프 인사들을 방송에 출연시키려면 "기본적인 언론 윤리규범을 적용하라"는 메모를 전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여기엔 Δ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 Δ제럴드 내들러(민주·뉴욕) 하원 법사위원장 Δ리처드 블루먼솔(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 Δ톰 페레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 Δ에릭 스월웰(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Δ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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