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선다. 현대자동차 등 대형 가맹점들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카드사에 수수료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형사 고발 등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형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산정' 브리핑을 열고 "가맹점과 카드사간 수수료율 협상에 당국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협상이 불발되면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현대차에 카드 수수료율 '백기'를 든 카드사들은 유통ㆍ이동통신ㆍ항공사 등 대형가맹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윤 국장은 "추후 카드 수수료 적용실태 점검을 통해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형사 고발을 포함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대형 가맹점(매출액 3억 원 이상)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할 경우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을 △부당한 보상금을 수수할 경우 징역 5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의 처벌이 가해진다. 반대로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보상금을 제공하면 징역 5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을 내야 한다.
윤 국장은 "가맹점 계약이 해지되면 소비자는 물론 카드사와 가맹점도 피해를 보게 된다"며 "생산적 논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무리한 우대수수료 확대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수익자 부담원칙을 통해 일반가맹점과 대형가맹점 간 수수료 역진성을 바로잡고자 한 것"이라며 "영세ㆍ중소가맹점들의 카드 수수료 인하와 대형가맹점 갑질 논란은 무관하다"고 적극 해명했다.
금융당국이 현대차 등 일부 대형가맹점과 카드사의 수수료 조기협상을 종용했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윤 국장은 "특정 이해당사자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실과 다른 사항을 고의로 유포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당국을 개입시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유도하려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가맹점 해지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에 대해선 "결제 가능한 카드에 대해 신속한 안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하지만 기업이미지 하락, 이용고객 감소 등을 고려하면 가맹계약 해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투데이/박선현 기자(sunhy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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