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 진실이 밝혀지길"…위안부 길원옥 할머니의 호소

길원옥 할머니 자필 호소문./송기호 변호사 제공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가 "일본이 강제연행을 인정했는지 국민에게 알려달라"며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협상 문서 공개를 요청하는 호소문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송기호 변호사는 7일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문용선) 심리로 열린 정보비공개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에서 길 할머니의 호소문을 공개했다. 길 할머니는 호소문을 통해 "저는 13살 일본에 끌려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다"며 "제 나이가 이제 92살이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죽기 전 꼭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한다"며 "일본이 위안부 문제의 진실인 강제연행을 인정했는지를 국민이 알게 해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위안부 피해자는 길 할머니를 포함해 2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단순히 외교가 아니라 할머니들의 권리구제라는 점을 헤아려달라"고 했다.

앞서 송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양국이 맺은 위안부 협상과 관련한 문서 공개를 거부하는 외교부를 상대로 "비공개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일본과의 외교적 신뢰관계에 다소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도 "12·28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로 관련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라면, 피해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은 일본 정부가 어떤 이유로 사죄, 지원을 하는지, 그 합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8일 항소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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