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 당시 조선인 7500명이 살해됐다"고 언급한 것이 부적절하다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위안부 단체들은 "오전 11시 전남 담양군에서 곽 할머니가 아침 식사를 드시고 편안하게 소천(召天)하셨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전남 지역 유일한 생존 위안부 피해자였던 곽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국의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었다.
빈소는 전북 전주병원 장례식장 VIP실 별관 특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충남 천안시 망향의 동산이다.
곽 할머니는 1944년 봄 열아홉살의 나이에 "돈을 벌 수 있는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후 중국에서 1년 6개월여 동안 위안부 생활을 견뎌야 했다. 일본의 패전으로 풀려난 뒤에도 곽 할머니는 중국에서 60여년을 살았다. 곽 할머니는 중국에 머물면서도 한국 국적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2004년에야 가족과 한국정신대연구소 등의 노력으로 곽 할머니는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던 곽 할머니는 2015년 12월 폐암 4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병환은 더 악화되지 않았고, 곽 할머니는 3년여 동안 자신의 삶으로 위안부 문제를 알렸다.
정의기억연대는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중국에 머물면서 힘든 생을 어렵게 버텨내셨지만 결국 일본 정부의 사죄 한 마디 받지 못했다"며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내신 삶,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 당시 7500여명의 조선인이 살해됐고 1만6000여 명이 부상했다. 체포·구금된 수는 무려 4만6000여 명에 달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힘을 모아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할 때 한국과 일본은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이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언급한 데 대해 항의했다. 1일 오후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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