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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새출발 유통 CEO (3)] 김태환 롯데주류 대표, 맥주사업 부진 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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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영향 지난해 540억 영업 적자

조직개편·해외사업 확대 ‘돌파구’

맥주 영향 지난해 540억 영업 적자
조직개편·해외사업 확대 ‘돌파구’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지난해 말 유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교체됐다. 국내 시장이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자 타개책으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이들의 올해 경영 목표 및 방침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김태환 신임 롯데칠성음료 주류BG 신임 대표가 2년간 영업손실 끝에 교체된 이종훈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주류 실적 개선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롯데주류는 수입맥주의 공세 등으로 어려운 맥주 시장에서도 2020년 시장점유율 17%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 맥주 부진은 롯데주류의 ‘아킬레스건’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최근 주 52시간제 확산에 따른 회식 수요 감소로 업소용 시장에서 맥주 매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 피츠는 월 평균 매출액이 5~6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어 유의미한 매출 회복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지난 2011년 롯데주류BG와의 법인통합을 통해 주류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2년간 주류 사업에서 167%의 매출성장세를 보였다.

법인통합 직후인 2011년 말 기준 롯데칠성의 주류 매출은 2188억원이었지만 2년 후인 2013년 말에는 58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카스’를 내세운 오비맥주의 공세로 직전까지 시장 1위였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조차 줄어들기 시작한 때였다.

맥주 공장 초기 투자비용과 판촉비 부담으로 롯데주류의 맥주 사업은 4년째 수익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8237억원으로 피크를 찍었던 주류 매출은 2015년 7491억원 2016년 7331억원으로 하락일로를 걸었다. 영업이익도 함께 축소됐다. 2014년 44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5년 452억원을 찍고 2016년 274억원으로 감소했다.

롯데주류는 월평균 50억원대에 그치고 있는 피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영업 비용 지출을 합리화해 적자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맥주 사업 수익성은 올해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는 롯데주류의 올해 매출액이 7850억원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주 3778억원, 맥주 1494억원, 와인 등 기타주류 2561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대비 전체 매출이 4~5%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유통하기 시작한 밀러, 블루문 등 수입맥주 매출 확대도 내부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작년 3분기 월평균 수입맥주 매출은 약 6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수입 맥주 라인업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맥주에 집중됐던 판관비가 지난해 말부터 축소되면서 올해 주류 영업적자는 지난해 500억원 수준에서 약 370억원 수준까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음료 부문의 실적 개선과 맥주 적자 축소로 올해 영업이익은 안정적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롯데주류는 적극적인 광고 판촉비 효율화를 통해 주류 부문의 비용을 최대 200억원 내외 절감할 계획”이라며 “주류 영업적자는 전년대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금융신문

◇ 조직 재편·신제품 출시 준비 등 변화 모색

롯데주류는 발포주 시장 진출 계획을 접고 신제품 출시를 통해 맥주 사업을 강화한다. 하이트진로에 이어 오비맥주가 발포주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나섰지만 맥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부진을 탈피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롯데주류의 발포주 시장 진출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롯데주류가 내부적으로 이를 공식 부인한 것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발포주가 가성비를 앞세워 급성장했지만 전체 맥주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닌 기존 시장을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다양한 검토 끝에 발포주 시장 진출이 아닌 맥주 사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경영진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제품과 관련해서는 현재 아예 새로운 브랜드 맥주를 출시하는 것과 ‘클라우드 마일드’ 같은 클라우드 후속 시리즈를 내놓는 두가지 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라이트’가 제품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달에는 맥주사업 중심으로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흩어져 있던 국내맥주마케팅팀을 하나로 통합하고 업무 효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직개편 내용은 지난해 신설한 피츠 마케팅팀을 국내맥주마케팅팀에 포함시킨 것이다. 롯데주류는 맥주, 소주, 저도수주 등 주종별 사업 부문이 분리돼 있으나, 맥주 부문만 피츠, 클라우드 브랜드별 마케팅팀이 산재돼 있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지난해 피츠 수퍼클리어 신제품을 준비하면서 기존 맥주부문에서 분리된 피츠 마케팅팀을 신설한 바 있다”며 “수입맥주까지 판매를 시작하며 업무 부담이 커지자 신사업 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맥주 부문 통합으로 브랜드 간 유기적인 협업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맥주부문 부문장에는 신원균 전 1지역부문장이 선임됐다. 롯데주류의 맥주부문은 △국내맥주마케팅팀 △맥주유통지점팀 △맥주수퍼지점팀 △맥주 FM팀 △수입맥주마케팅팀으로 구성됐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클라우드, 피츠 수퍼클리어, 수입맥주 등 맥주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주류의 출시 보류로 국내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오비맥주의 ‘필굿’ 양강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현재 발포주 시장은 2017년 4월 출시된 필라이트가 ‘1만원 12캔’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필굿은 이달 중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입점하며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필굿은 현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CU 일부 점포에 입점됐으며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올해 각종 주류시장 제도의 변화 및 주류광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롯데주류는 소주, 맥주, 와인, 위스키 등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만큼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사업 전문가…동남아 등 수출 확대 기대

김태환 신임 대표는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아사히 대표를 거쳐 지난해부터 롯데주류 해외부문장을 맡아왔다. 2017년 소주 ‘처음처럼’과 ‘순하리’ 맥주 ‘클라우드’ 등을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 성공적으로 진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롯데주류는 올해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남아 사업 확대에 힘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김 신임 대표는 회사에서 해외부문장을 맡으며 수출 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해 온 데다, 롯데그룹에서도 동남아 사업을 신사업의 요람으로 낙점해 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3분기까지 수출 부문에서 기록한 매출은 513억원이다. 전체 매출 5156억원의 10% 수준이다.

피츠의 경우, 내수 시장 부진을 씻기 위해 해외로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중국과 캐나다, 홍콩, 대만 등 판로를 확대한 상황이다. 클라우드도 캄보디아, 몽골을 시작으로 수출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롯데주류는 지난해 11월부터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순하리 요구르트’를 수출하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해외부문장 출신인 김 대표의 임명이 수출 전략 확대 전망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작년 현지인을 대상으로 음용테스트를 진행해 수출전용상품으로 출시한 ‘순하리 처음처럼 딸기, 블루베리, 요거트’로 교민들은 물론 현지인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올해도 동남아, 미국, 일본 등 해외 현지의 환경을 고려해 맞춤 마케팅을 진행하며 롯데주류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칠성은 지난달 말에는 맥주사업 부진과 대규모 투자 등으로 저하된 재무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을 발행했다.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등을 낮추게 된다.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칠성음료가 맥주사업 적자로 주류부문의 이익 창출력이 약화됐다고 판단,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류부문 내 소주의 내수 점유율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시장정체에도 불구하고 일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맥주 관련 고정비 부담은 이어지겠지만 판관비는 축소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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