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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트럼프 "MOU 아닌 실질계약 원해"…中 다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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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 내용을 '양해각서(MOU)' 형태로 명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실질적인 '최종 계약(final contract)'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합의에 대한 구속력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은 당초 지난 22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미국 워싱턴DC에서의 고위급 무역협상 시한을 24일까지 이틀 더 연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보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류허 경제 담당 부총리 등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단을 면담하고,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최종 계약'을 강조했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통상 MOU는 무역협상 합의 내용이 담긴 계약"이라고 발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최종 계약'이 실질적인 것이다. MOU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내놓자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금부터 MOU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무역 합의(trade agreement)' 용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15일 "미·중은 모든 약속을 MOU에 명기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내용을 단순히 용어만 'MOU'에서 '무역 합의'로 바꾸기로 한 것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계약'을 강조한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 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류 부총리 등을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곧 만나길 기대한다며 "아마 3월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중 양국은 오는 3월 말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중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 쟁점에 대한 담판에 나선다는 '큰 그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 합의가 이뤄질 매우 좋은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지만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등 일부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몇 가지 큰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말했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일단 미·중은 24일까지로 연장된 이번 워싱턴 협상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데 논의를 이어가면서 3월 1일까지로 정해진 휴전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조건부 휴전'에 합의하며 다음달 1일까지 무역협상을 진행하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대폭 인상하겠다고 방침을 세웠지만 시한이 점차 다가오면서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무역전쟁 파국을 막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목도하면, 우리가 (협상을) 잘 진행하면, 나는 그것(휴전 시한)이 연장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휴전 시한 연장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 문제가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총 1조20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하고, 미국이 불만을 제기해온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문제에 대해서도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환율과 관련한 강력한 합의에 대해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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