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서울청 광역수사대로 일원화
마약 투여 및 성폭력, 경찰 유착 의혹 등이 불거져 지난 17일 영업을 중단한 서울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이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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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태’를 촉발한 지난해 11월 폭력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한다. 소속 경찰관들의 유착 의혹이 불거진 서울강남경찰서는 버닝썬 관련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서울경찰청은 당초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던 클럽 버닝썬 폭력 사건을 광역수사대로 넘긴다고 24일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건을 이송하는 것”이라며 “경찰관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신고자의 성추행 사건 등도 광역수사대로 모두 넘긴다”고 설명했다.
광역수사대가 넘겨 받은 버닝썬 폭행은 김모(28)씨가 지난해 11월 24일 클럽 관계자들에게 맞았다며 112에 신고한 사건이다. 김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과잉 진압했다고 주장하며 클럽과 경찰관 유착 의혹 등을 처음 제기했다.
이후 폭행 당일 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 2명이 고소장을 낸 데 이어 소위 물뽕(GHB) 투여 및 성폭력 의혹, VIP룸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 급속히 유포되며 버닝썬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모든 논란의 발단이 된 폭행 사건을 강남서에서 계속 맡는 것에 대한 의문도 커졌지만 지난 18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폭행 사건은 강남서에서 거의 수사를 끝내 계속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전직 강남서 경찰관이 지목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광역수사대는 모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인 전직 경찰관이 버닝썬측 요청으로 강남서 경찰관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유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강남서에서 수사한 폭행이나 성추행 사건의 신뢰성까지 도마에 오르게 된다.
광역수사대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전직 경찰관을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지난 23일 보완을 이유로 반려했다. 경찰은 검찰 지휘를 받아 보강 수사를 한 뒤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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