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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단독] 잠 못드는 김수현 "소득분배 악화에 밤잠 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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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2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초청 강연회에서 "소득분배 지표 수치가 악화된 것을 보고 밤잠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2018년 4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 조사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드러나자 청와대 측 고민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최저임금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수석은 민주당 내 경제공부 모임인 '경국지모'에 초빙돼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수석은 2018년 4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 조사상 역대 최대 양극화(4분기 기준)를 기록한 것을 두고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면서도 "예견된 악화다.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연에 참석한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 중진인 오제세 의원이 이날 현장에서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소득지표상 정작 1분위 소득이 줄고 5분위 소득이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며 "오히려 최저임금을 내려야 할 판"이라고 질의했다. 이에 김 수석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올라 잠을 못 잤다고 발언했듯이 나도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된 것을 보곤 잠을 못 자고 있다"며 "1분위에 구조적으로 고령자나 비취업자들이 많아 (최저임금 인상에도) 그런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오 의원은 "1분위 인적 구성을 설명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1분위 소득이 떨어지고 양극화가 벌어진 것이 통계적 사실로 드러났다"고 재반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이 이날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볼 때 향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도 다소 수정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배포된 강연자료에 따르면 "시장 기대와 달랐던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를 통해 2020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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