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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공장·가게 줄줄이 문 닫는데, KTX·공항 짓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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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실망 엇갈리는 창원 민심

곰탕집 운영하는 70代 "매출 3분의1… 직원 모두 잘라"

힘센 여당에 기대 큰 60代 "예산 많이 준다니 좋아지겠지"

1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경남도와 예산정책협의회 등을 연 데 대해 경남도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예산·사업을 많이 준다니 기대가 된다"는 목소리와 함께 "당장 먹고살 수가 없는데 몇 년씩 걸리는 국책 사업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택시 운전을 하는 서성민(50)씨는 "창원은 제조업 도시인데 주 52시간 근무제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더해져서 공장이 다 멈췄다"며 "외출·외식하는 사람이 없어서 택시도 못 할 판인데 다시 여당을 지지하겠느냐"고 했다. 서씨는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선 민주당을 '한번 믿어보자'고 찍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창원 최고 번화가로 꼽히는 상남시장에서 소머리곰탕집을 운영하는 박동만(74)씨는 "매출이 3분의 1로 줄어버려서 1년 전부터 직원 3명을 모두 해고하고 혼자 일하고 있다"며 "일자리가 없으니 많은 이가 여당에 등을 돌렸다"고 했다.

수산물 도매업을 하는 김일곤(54)씨는 "민주당이 총선이 다가오니까 이제 와서 예산 지원해주겠다고 하는 것을 다 안다"며 "여기 사람들이 바보인 줄 아느냐"고 했다. 김씨는 "이번 정부 들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사람을 자르거나 월급을 깎아버리니 먹고살기가 힘들다"며 "(남부내륙) 고속철도든 (가덕도) 신공항이든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지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창원 성산구의 정민호(48)씨는 "그래도 아직 민주당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유한국당을 찍어주고 싶어도 자기들끼리 싸우거나 대안 없이 반대만 하니 찍을 수가 없다"고 했다. 김모(60)씨는 "먹고살기 힘드니까 사람들이 민주당 욕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민주당을 무조건 미워하는 건 아니다"라며 "예산도 많이 주고 지역 생각 많이 해주면 다시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가음정시장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은지(54)씨는 "대통령이 하시는 평화든 북한(과의 대화)이든 김경수 지사 구속 문제든 모르겠다. 무슨 당이든 상관없으니 제발 저기 있는 공장 잘 돌리게 하는 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창원=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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